[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이 3일(현지시간) 흑인 여성인 티나 플러노이를 비서실장으로 지명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이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플러노이를 자신의 백악관 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해리스 당선인은 이밖에 부통령실의 국내 정책 보좌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로히니 코소글루와 낸시 멕엘도니를 각각 임명했다.
이날 지명된 3명은 모두 여성이고, 이중 플러노이와 코스글루는 유색인종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유색인종과 여성을 중용하는 '다양성 인선'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29일에도 흑인 여성인 시몬 샌더스와 애슐리 에틴엔을 각각 부통령 대변인, 부통령실 공보국장에 임명했다.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 당선인은 미 사상 최초 유색인 여성 부통령이란 역사를 새로 썼다. 자신이 앞장서 흑인계 여성 중용에 '솔선수범'하고 있는 모양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는 최근 바이든 당선인을 적극 지지했던 흑인 사회에서 터져나오는 불만과도 무관치 않다.
바이든 당선인측은 그동안 인종및 성별 다양성에 신경을 쓴 내각 인선을 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백악관 공보팀 고위직을 모두 여성으로 인선했다. 이중 3명이 흑인이고, 1명은 히스패닉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장관급 지명자 중에서도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최초로 여성 재무장관에 지명됐고, 부장관에는 흑인인 월리 아데예모 전 국가안보회의(NSC) 국제경제 담당 부보좌관을 임명했다.
바이든 당선인측은 이밖에 장관급으로 격상된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 흑인 여성인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전 국무부 아프리카 담당 차관보를,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는 최초로 유색인종 여성인 세실리아 라우스 프린스턴대 교수를 지명했다.
이밖에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에도 인도계 여성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NEC) 의장을 기용했다.
하지만 민주당내 흑인 의원들과 흑인 단체들은 '만족스럽지 않다'며 불만이다. 이들은 바이든 당선인측이 차기 정부의 최고위직에는 여전히 백인 다수를 차지하고, 흑인은 홀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좌관급이 아닌, 장관급 핵심 보직에 흑인을 더 중용하라는 요구다.
흑인 정치권의 대부이자 바이든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불리는 짐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도 차기 정부에 흑인계 발탁이 적다며 실망을 드러냈다.
일부 흑인 단체들은 이 문제로 바이든 당선인측과 면담까지 요구했다. 미국 최대 흑인 인권운동단체 '전미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의 자말 와킨스는 3일 오전 CNN에 출연, "지금까지의 바이든측의 인선 결과는 실망스럽다. 우리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정부의 요직에 더 많이, 충분하게 임명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 방송은 이와관련, 바이든 당선인이 '다양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흑인 단체 등 외부로 부터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