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모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를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파트 주민 A(49) 씨에게 검찰이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허경호) 심리로 7일 열린 A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보복상해 및 감금 등 혐의 재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강북구 아파트 경비원 고(故) 최희석 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심모 씨가 22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20.05.22 pangbin@newspim.com |
검찰은 "A씨의 갑질로 인해 최씨가 결국 새명을 포기한 사건으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A씨는 최씨와 단 둘이 있는 장소에서 일어난 범행을 부인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최씨의 형으로부터 구타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최씨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겠다"면서 "최씨를 머슴이라고 표현한 적이 절대 없고, 최씨의 코를 두 번 가격하고 모자로 짓누른 비이성적 행동을 한 적이 절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최씨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는 진심으로 심심한 애도의 말씀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 A씨를 ▲상해 ▲특가법상 보복감금 ▲특가법상 상해 ▲강요미수 ▲무고 ▲특가법상 보복폭행 ▲협박 등 총 7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A씨 측 변호인 사임과 기일변경신청이 두 차례씩 이뤄지면서 두 달여가량 재판이 공전을 거듭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21일 강북구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최씨가 3중 주차돼 있던 자신의 승용차를 손으로 밀어 이동시켰다는 이유로 얼굴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 4월 27일 최씨가 자신의 폭행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최씨를 경비실 화장실로 끌고 간 후 약 12분간 감금한 채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최씨를 감금·폭행한 후 사표를 쓰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괴롭힌다는 취지로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23일에는 '최씨가 자신에게 폭행당했다고 관리소장 등에게 거짓말을 했다'며 최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그러나 최씨는 관리소장 등에게 'A씨로부터 폭행당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최씨가 자신을 경찰에 고소했다는 사실을 안 후에는 보복할 목적으로 폭행을 휘둘렀고, 최씨에게 자신도 폭행당해 진단서를 발급받았으니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이 사건과 관계없는 진단서 사진을 전송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0일 오전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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