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들, '굿즈' 직접 만들고 구입...팬심도 쑥쑥
게임사 "유저 소비력·게임 흥행, 굿즈 대중화 관건"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굿즈(goods) 시장도 동반 성장할 전망이다. 게임사들 역시 인기 IP를 중심으로 창의적인 굿즈 생산과 이용자 접점 확대에 골몰하고 있다.
상품을 뜻하는 '굿즈'는 아이돌 팬덤 문화에서 시작했다. 필수재는 아니지만, 팬심(Fan心)을 드러낼 수 있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다. 게임도 마찬가지. 게임 내에선 캐릭터와 배경을 꾸미는 데 열중했다면, 오프라인에선 생활 반경을 굿즈로 채우면서 또 다른 즐거움을 얻는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굿즈 마케팅은 게임 IP(지적재산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활동이다. 캐릭터나 배경에 불과했던 등장인물 등을 재해석해 새로운 매력을 끌어내기도 한다. 또 타 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게임 IP의 대중성을 확대하는 측면도 있다.
왼쪽 상단부터 순서대로 넥슨 '네코제', 넷마블 스토어, 리니지 피규어, 펄어비스 '감은사막' 콜라보 [자료= 각 사 제공] |
◆ 유저 직접 제작부터 타 산업과 협업도
넥슨은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스토어를 상시 진행하지 않지만 '네코제(넥슨콘텐츠축제·Nexon Contents Festival)'를 통해 이용자들이 직접 2차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매년 제공한다. 선발된 유저 아티스트들은 자사가 무료로 개방한 게임 IP로 창작물을 만드는데, 머그컵부터 게임 배경색을 떠올리게 하는 장신구까지 다양하다.
특히 올해는 넥슨이 전략 투자한 샌드박스네트워크의 온라인 콘텐츠숍 '머치머치 플랫폼'을 통해 거래를 진행했다. 넥슨 관계자는 "올해 9회째인데 유저들 사이 유명한 행사가 됐다. 규모도 더 키우려고 한다"며 "네코제에서 자체 제작 상품을 선보이도 했지만, 앞으로는 공식적으로도 상품을 팔 계획이 있다"고 귀띔했다.
넷마블은 2018년부터 오프라인 스토어를 운영하다 올해 7월 온라인몰을 재단장했다. 신촌에 있던 오프라인인 스토어는 올해 7월 매장 계약 만료로 잠시 후퇴했으나, 내년 초 입주 예정인 넷마블 구로 신사옥에 오프라인 스토어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넷마블스토어엔 넷마블 대표 캐릭터인 '넷마블프렌즈'를 포함해 '모두의마블' '쿵야' 'BTS월드' 세븐나이츠'등 인기 게임 IP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언택트' 소비에 따라 온라인 몰을 전격 리뉴얼해 이커머스에 집중하고 있으며, 넷마블스토어만의 차별화된 이커머스 기반을 구축해 캐릭터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와 '리니지2'의 캐릭터를 2017년부터 피규어로 제작해 쿠팡·티몬 사이트 등을 통해 판매했다. 온라인 스토어를 운영 중인 펄어비스는 '광천김(김은사막)' '해태은단(껌은사막)' '네네치킨(너에게란)' '브랜드 스웨거(감은사막 샴푸)'와 같은 브랜드와 '검은사막' 게임을 콜라보레이션해 좀 더 대중적인 상품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넥슨 '카트라이더' 캐릭터인 다오, 배찌 인형 굿즈 [제공=넥슨] |
◆ 게임 흥행, 굿즈 대중화 관건
그렇다면 게임사 굿즈는 카카오 '라이언'만큼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게임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IP가 꾸준히 사랑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대중들이 소비할 만큼 매력적인 굿즈를 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넥슨 관계자는 "2004년 출시된 카트라이더는 15년 만에 게임 순위 상위권으로 다시 올라가는 '역주행'을 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고, '메이플스토리'도 연령대와 상관없이 인기 있는 게임"이라며 "어릴 적 게임을 접했던 유저들이 구매력을 갖춘 20대, 30대가 돼 굿즈 사업을 확장할 적기라고 본다"고 했다.
넷마블 관계자도 "캐릭터 상품의 경우 해당 IP의 대중성과 캐릭터 활용성을 우선 고려해 선정하고 있다"며 "앞으로 넷마블 인기 게임 IP를 활용한 상품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용자의 연령층이 상대적으로 높은 엔씨소프트는 상시 판매보다 이벤트를 통한 굿즈 판매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게임 굿즈는 아직까지 게임사의 주요 수입원은 아니지만 유저들이 굿즈를 통해 게임 IP를 다양하게 가지고 놀 수 있고, 또 게임으로 다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신선한 굿즈로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