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라텍스, 생산기술 독자 개발 후 생산 확대...세계 1위 올라
손 세정제 원재료 '아세톤' 마진 고공 행진... 완전 자회사 편입 결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호석유화학이 '코로나 특수'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라텍스 장갑, 손소독제 등의 사용이 급증한 까닭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원재료인 NB라텍스와 페놀유도체에 공을 들인 박찬구 회장의 선구안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란 평가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1049% 상승한 20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미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670억원 만으로도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인 3659억원을 넘어섰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내년 1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2011년 1분기 2864억원)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사진=금호석유화학] 2020.04.22 yunyun@newspim.com |
이 바탕에는 박 회장의 '과감한 베팅'이 있었다. 금호석화는 특히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나온 뒤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해왔다.
지난 2009년 NB라텍스 생산기술을 독자 개발해 상업 생산에 성공한뒤 주력이던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SBR)의 설비를 전환해 위생용 라텍스 장갑의 원료인 NB라텍스를 큰폭으로 늘렸다.
그 결과 NB라텍스의 생산설비는 2016년 연 20만톤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5만4000톤, 올해 6만톤 증설 완료를 앞두고 있다. 또한 지난 달에 추가로 7만톤 증설을 결정해 내년에 최종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71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그 결과 현재 금호석화의 NB라텍스 시장점유율은 30~35%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NB라텍스는 코로나19 이후 일반 사람들이 라텍스 장갑을 감염 차단을 막기 위한 용도로 쓰면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전에는 주로 의료시설이나 산업현장에 한정돼 사용돼왔다. NB라텍스의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값을 뺀 마진)는 지난해 톤당 평균 90달러에서 올해 360달러로 뛰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2020.12.19 yunyun@newspim.com |
금호석화에서 NB라텍스 만큼 부각되진 않았지만 또 다른 '코로나 특수' 품목으로 떠오른 것은 페놀유도체다. 페놀유도체는 페놀과 아세톤, 비스페놀A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아세톤이 손 세정제의 원재료다.
페놀유도체 시장이 부침을 거듭하던 2018년 박 회장은 페놀유도체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결단을 내렸다. 금호피앤비화학은 2000년부터 신일본제철화학과 공동으로 운영하던 회사였다.
아세톤의 스프레드는 연초 톤당 평균 170달러에서 현재 470달러까지 수직상승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세톤 마진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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