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초 대비 지지율 반토막
30년간 역대 정권 중 하락폭 가장 커
'총리 프리미엄'도 제로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취임 초 대비 거의 반토막이 났다. 3개월간 지지율 하락폭은 최근 30년래 역대 정권 중 가장 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27일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은 42%를 기록했다. 스가 내각이 출범했던 9월 74%에 비해 32%p나 급락했다. 반면, 비지지율은 4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지지율을 역전했다.
코로나19 대응 실패가 지지율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스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달보다 11%p 상승한 59%를 기록하며 코로나 발생 이후 조사에서 가장 높았다. 지금까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정부의 5월 55%가 최고치였다.
스가 총리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도 이어졌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 중 '총리의 지도력이 없다'는 응답이 48%로 가장 많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30년간 역대 정권 중 하락폭 가장 커
'허니문 기간'이라고 불리는 출범 후 100일이 지나고 스가 정부는 이제 일본 국민들의 진정한 평가를 받을 시기에 들어섰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허니문 기간에 지지율이 급락하면 이후 정권 부양이 매우 어려워지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가 내각의 3개월 지지율 하락폭은 2008년 당시 아소 다로(麻生太郎) 내각의 지지율 하락폭과 같다. 2008년 9월 53%로 시작했던 아소 내각의 지지율은 12월 21%로 하락했다. 결국 아소 총리는 1년 만에 민주당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말았다.
'총리 프리미엄'이 사라졌다는 점도 스가 총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니혼게이자이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과 자민당 지지율은 42%로 같았다.
일본에서는 내각 지지율에서 자민당 지지율을 뺀 수치를 '총리 프리미엄'이라고 부르며 선거 등에서 총리의 가치를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로 삼고 있다. 당 지지층에 더해 무당파의 지지를 얼마나 얻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전 정권인 아베(安倍) 내각에서는 모리토모(森友)와 가케(加計)학원의 사립학원 문제가 불거졌던 2018년 5월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계속 내각 지지율이 당 지지율을 상회했다. 이를 배경으로 아베 전 총리는 국정선거에서 6연승을 내달렸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총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2020.09.14 goldendog@newspim.com |
◆ "코로나 대응 실패·지도력 부재"...지지율 추락 계속
요미우리신문 조사에서도 지지율 추락이 확인됐다. 신문이 26~27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이달 초 대비 16%p 하락한 45%를 기록했다. 비지지율은 16%p 상승한 43%로 올라섰다.
스가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2%를 기록했으며, 스가 총리가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답은 77%에 달했다.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16%에 그쳤다.
지지율 추락으로 '1년짜리 임시 총리'에 그칠 가능성도 커졌다. 요미우리 조사에서 스가 총리가 얼마나 계속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1%가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까지'라고 답했다.
앞서 아사히신문이 19~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39%를 기록했다. 각 언론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30%대까지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해 나가는지가 스가 정권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제1차 스가 내각 각료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 2020.09.17 goldendo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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