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감독 소홀히 한 양천서장은 아무런 징계 받지 않아"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16개월 아동 일명 '정인이 사건'에서 경찰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관할 경찰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6일 "양천경찰서는 지난해 어린이집 교사, 의사 등으로부터 정인 양에 대한 학대 의심 신고를 세 차례나 받고도 내사 종결하거나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이화섭 서울 양천경찰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이어 "결국 이후 상습적인 폭행과 학대를 당한 정인이는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에서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으로 사망했다"며 "당시 담당 경찰관 상당수가 경징계를 받았지만, 직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이화섭 서장은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정문 앞에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정인 양을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정인 양의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은 오는 1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2021.01.06 mironj19@newspim.com |
서민위는 "'정인이 학대'를 뭉갠 양천경찰서 최고책임자인 이 서장은 아직까지도 국민 앞에 공식사과와 제도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보다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경찰의 책무가 '국민에 대한 봉사'라는 상식과 원칙을 외면한 채 변명과 핑계로 일관하는 무책임하고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에 해당하는 직무유기임에도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은 이 서장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며 "철저한 수사로 범죄사실이 밝혀지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월 입양된 정인이는 같은 해 10월 13일 서울 목동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양모 장모 씨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학대 피해를 당하다가 사망 당일 등쪽에 강한 충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장모 씨를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하고, 양부 안모 씨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지난해 5월부터 5개월간 정인이에 대한 세 차례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을 내사 종결하거나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또 신고를 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이를 부모와 분리하지 않으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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