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과로사로 16명 사망
19일 합의 이뤄지지 않으면 27일 파업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시민사회단체가 택배기사들이 예고한 '총파업'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택배기사들은 과로사 대책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대책위)는 18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2월 22일 과로로 쓰러진 김진형 씨를 보며 살인적인 택배 시스템에 다시 한 번 몸서리를 치게 된다"며 "말뿐인 과로사 대책으로 또 한명의 택배 노동자가 쓰러졌다"고 밝혔다.
한진택배 신노량진대리점에서 일했던 김씨는 서울 동작구 흑석시장에서 배송 중 쓰러진 채 발견됐다. 4차례의 걸친 뇌수술을 받고 아직도 병상에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41세로,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고 평소 밤 10시가 넘어 새벽까지 배송 업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김씨가 일했던 대리점에는 단 한명의 분류작업 인력도 투입되지 않았고 택배 노동자들이 여전히 분류작업을 떠안아야 했다"며 "일이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었지만, 일을 그만 두려면 후임자를 직접 데려와야 했다. 후임자로 알아본 2명 모두 일이 너무 힘들어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고 결국 김씨가 그 일을 계속하게 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진택배는 사고를 당한 택배 노동자와 그의 가족,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가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은 물론 더 이상 택배 노동자의 과로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CJ대한통운 택배물류현장에서 택배노동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1 leehs@newspim.com |
이날 총파업 지지 기자회견은 서울 뿐만 아니라 경기, 인천, 대구, 부산, 광주 등 9개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개최됐다.
대책위와 전국택배노조,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코로나의 재확산과 연말연시, 그리고 설명절 특수기로 쏟아지는 물량 앞에서 전국의 택배노동자는 자신의 목숨을 걱정하며 배달해야 한다"며 "이제는 말뿐인 대책이 아닌 실효성 있는 대책과 더불어 이를 반드시 즉각 시행하겠다는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택배기사의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기구가 출범했다. 1차 회의에서 과로사의 원인으로 꼽히는 분류작업이 택배사의 업무로 합의됐으나 사측에서 재논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과로로 사망한 택배기사는 총 16명이다. 대책위는 추석을 앞두고 택배기사의 과중한 업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서브(Sub·지역) 터미널 2067명 등 택배 분류작업 인력을 충원하기로 한 정부와 택배업계의 대책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과로사가 재발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택배노조의 핵심 요구 사항은 ▲분류인력 투입 ▲분류인력 관리·비용 택배사 전적 부담 ▲야간배송 중단 및 지연배송 허용 ▲택배요금 정상화 등이다. 쟁점에 대해 사회적 합의 기구 회의가 예정된 19일 5차 회의까지 합의하고 시행하라는 것이 전국택배노조의 주장이다.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국택배노조는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양일간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 진행하고 오는 27일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엔 CJ대한통운, 우체국택배,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 5개 택배사 소속 전국택배노조 55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한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27일 서울 마포구 한진택배 마포 터미널서 택배 노동자들이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2020.10.27 photo@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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