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통령직까지 유일하게 오른 아웃사이더"
핵가방 직접 전달 안 해.. 바이든 취임 당일 2개 운용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고별연설에서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시작한 운동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only just beginning)'이라고 말했다.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를 떠나 플로리다 주로 향하기에 앞서 미리 녹화된 마지막 연설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 트럼프 "나의 운동은 이제 시작이다" 선언
[워싱턴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국경 장벽을 시찰하기 위해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전용기에 오르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21.01.13 kckim100@newspim.com |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부터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 걸친 행정부의 업적과 개인적 역할을 치켜세웠다.
그는 "나는 거친 전투, 가장 힘든 싸움, 가장 어려운 선택을 맡았었다"며 "여러분이 그것을 하도록 나를 선출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을 "대통령직까지 유일하게 오른 진정한 아웃사이더"라고 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도중 국내에서의 미국의 힘을 회복한 한편 해외에서는 미국의 리더십을 복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는 우리를 다시 존경한다"며 "부디 그 존경심을 잃지 말아달라"고 했다. 또 자신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했고 중동에서의 역사적 평화 협정들이 체결되는 과정을 직접 감독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시위대의 연방의회 의사당 점거 사태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우리는 어느 때보다 공동의 가치를 중심으로 단합하고 당파적 적의를 뛰어넘어 공동의 운명을 형성해야 한다"고 했다.
◆ 바이든 언급 안 해, 핵 가방 대동하고 플로리다행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행정부에 행운을 빌기도 했다. 하지만 관련 발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수요일(20일) 정오 새 행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미국을 안전하게 하고 번영시키는 데 있어 새 행정부가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에게 또한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단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당일 현장에 참석하지 않고 플로리다로 떠날 예정이어서 군 참모가 핵 가방을 들고 함께 간다. 이 때문에 2개의 별도 핵 가방이 운용되고 신임 대통령 임기가 개시되는 20일 미국 동부시간 정오 시점에는 또다른 다른 핵 가방이 운용되어 전달된다. 이 시각을 기점으로 핵 가방의 코드가 자동으로 바뀌기 때문에 인계에는 차질이 발생하지 않으며, 트럼프 대통령 측에 있는 가방은 곧바로 회수된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 등을 사면했다고 로이터통신이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작년 8월 배넌은 국경장벽 건설 모금액 사취 혐의로 체포·기소됐다.
배넌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운동 캠프에서 간부를 맡아 전략가로 백악관에 입성했으나 내부 인사와 갈등을 겪다가 결국 2017년 해임됐다. 그 뒤 트럼프 대통령과는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보였다.
이번 사면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배넌의 관계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뒤를 염두에 두고 우파 세력의 지지를 끌어올리려 사면을 결정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다만 통신이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나 가족에 대한 '예방적 사면'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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