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 지난 한 주간 아크라이트 723억원어치 순매수
루시드 모터스 인수說, 처칠캐피탈 IV도 '관심'
[편집자] 이 기사는 1월 25일 오후 5시29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국내 투자자들이 전기차 관련 미국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투자에 강력한 러브콜을 던지고 있다.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일으킨 전기차 열풍 속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으로 친환경 정책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자 '제2의 테슬라'에 나선 것이다.
스팩은 비상장기업과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다. 스팩은 상장 이후 인수·합병할 비상장기업을 모색해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해당 기업의 상장을 돕는다. 지난해 미국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로 빠른 상장을 원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스팩을 통한 기업공개(IPO) 열풍이 이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2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18~22일)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스팩 두 종목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투자자들은 한 주간 6562만8803달러(약 723억원) 규모의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ArcLight Clean Transition Corp) 주식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순매수결제 순위 2위 규모다. 아크라이트 클린 트랜지션(이하 아크라이트)보다 순매수금액이 큰 종목은 테슬라(1억9091만7825달러)가 유일했다.
아크라이트가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것은 미국 전기버스 제조업체 프로테라(Proterra)가 아크라이트와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다. 프로테라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아크라이트와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입성한다고 발표했다. 상장 절차는 올해 상반기 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11일 주당 12.19달러에 장을 마친 아크라이트는 합병 소식이 나오자 하루 만에 106.7% 급등한 25.20달러를 기록했다.
일명 '버스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프로테라는 2004년 미국 콜로라도에 설립된 전기버스 제조사로 북미 전기버스 시장에서 5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캘리포니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공장을 두고 있으며 전기버스 외에도 배터리와 전기충전 시스템 등의 제품을 제조한다.
프로테라는 북미 지역에서만 100여곳이 넘는 공공 운송기관을 고객으로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출액도 타 전기차업체들과는 달리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프로테라의 2019년 매출액은 직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한 1억8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매출액을 전년보다 성장한 1억93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또다른 스팩회사인 처칠캐피탈 IV(Churchill Capital Corp IV)도 국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투자자들은 처칠캐피탈 IV의 주식 5262만1982달러(약 580억원)를 순매수했다. 이는 해외주식 순매수결제 순위 4위에 해당한다. 처칠캐피탈은 시티그룹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클레인이 이끄는 처칠캐피탈의 스팩이다.
처칠캐피탈은 테슬라의 경쟁업체로 알려진 루시드 모터스와의 인수설이 대두되면서 순매수 규모가 눈에 띄게 늘었다. 루시드 모터스는 테슬라 모델S의 개발 책임자였던 피터 롤린스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전기차 제조업체다. 올 봄 출시 예정인 전기 세단 '루시드 에어'는 1회 충전만으로도 300마일(약 823km) 주행이 가능해 테슬라를 뛰어넘을 대항마로 꼽힌다.
지난 8일 주당 10.03달러로 장을 마쳤던 처칠캐피탈IV은 루시드 모터스 측과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11일 13.20달러까지 급등했다. 아직 처칠캐피탈과 루시드 모터스 측으로부터 공식 입장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처칠캐피탈 IV의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22일에도 뉴욕증시에서 처칠캐피탈 IV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49% 폭등한 22.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스팩 합병의 경우 직상장 대비 상장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짧다. 또 정해진 기간 내 합병에 실패한다 해도 개인 투자자들이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다만 기관 투자자에 비해 개인 투자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례로 수소전기트럭 제조업체인 니콜라는 스팩 합병의 모범적인 사례로 꼽혔으나 지난해 사기 회사라는 논란이 증폭된 이후 미국 법무부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에 직면한 상태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스팩을 통한 상장 시 간단한 절차로 인해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가 미비할 가능성이 있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명확한 정보 파악이 부족한 상태에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며 "스팩에 대한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정보 파악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