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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도 '공정 한계 돌파'...삼성·SK, 신제품 늦더라도 'EUV' 도입 박차

기사입력 : 2021년02월01일 18:02

최종수정 : 2021년02월01일 18:02

지난해 삼성 세계 첫 EUV 도입...SK도 올해 본격화
미세공정 한계 돌파구...성능 및 생산성 향상에 유리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국내 반도체 업계가 초미세 공정을 적용한 D램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1, 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속속 도입, 성능과 생산 효율 제고를 통해 선두주자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K, 올 하반기부터 EUV 적용한 D램 양산

SK하이닉스는 1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M16 준공식을 개최했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SK하이닉스 M16 팹 전경. 2021.02.01 sjh@newspim.com

M16는 2018년 11월 착공 이후 총 3조5000억원, 공사 인력 연인원 334만명을 투입해 25개월 만에 준공했다. M16은 축구장 8개에 해당하는 5만7000㎡(1만7000여평)의 건축면적에 길이 336m, 폭 163m, 높이는 아파트 37층에 달하는 105m로 조성됐다. SK하이닉스가 국내외에 보유한 생산 시설 중 최대 규모다. 

준공식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M16은 그동안 회사가 그려온 큰 계획의 완성이자 앞으로 용인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출발점으로서 중요한 상징으로 남을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가 하락세를 그리던 2년 전 M16을 짓는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이제 반도체 업사이클 얘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어려운 시기에 내린 과감한 결단이 더 큰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했다"고 강조했다.  

M16에서 주로 생산하게 될 제품은 D램이다. 본격적인 양산 시기는 파일럿 테스트가 끝나는 6월부터다. 

무엇보다 SK하이닉스 최초로 EUV(Extreme Ultra Violet) 노광 장비를 도입한다는 점이 기존 팹들과 다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EUV 기술을 적용한 4세대 10나노급(1a) D램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본격적으로는 1b나노부터가 될 예정이다. 

메모리 업계는 10나노(nm·10억분의 1m)급 D램에서 회로 선폭을 줄일 때마다 1세대 제품은 1x로 이름을 붙인 후 1y, 1z, 1a, 1b 등으로 신제품을 확대했다. 회로 선폭을 최소화하면 집적도가 높아지고 반도체 생산성과 성능이 향상된다. 

올해 양산할 1a나노 D램은 동일한 수율을 전제로 1z 대비 웨이퍼 당 비트 증가량이 40%로 많다. 

D램 생산에 EUV를 도입한 것은 삼성전자가 먼저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D램에 EUV 공정을 적용했다. 1세대 10나노급(1x) D램에 EUV를 적용, 100만개 이상의 모듈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다.

이어 8월에는 주력으로 하는 1z나노 제품으로 확대 적용, 본격적인 양상 체제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올해에는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1a 나노 D램 양산에 EUV를 본격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전자는 향후 10년 동안 EUV가 D램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삼성전자] 2020.12.01 sjh@newspim.com

◆ 마이크론 1a 앞섰지만...EUV 있는 삼성·SK 유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에 EUV를 도입하는 것은 미세화 공정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함이다. 시스템반도체의 경우 5나노 제품이 나올 만큼 미세화가 진행됐지만 D램에서는 10나노 대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는 14나노 이하 미세공정에 어려움을 맞닥뜨렸고 돌파구로 EUV를 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진행한 '삼성 인베스터 포럼2020'에서 "앞으로 10년은 EUV로 대비해야 한다"며 "국제 디바이스·시스템 로드맵(IRDS)은 10년 내 D램을 한자리 나노미터로 이끌어 갈 궁극적인 장비로 EUV를 주목했다"고 말했다. 

EUV 노광 장비는 반도체 노광 공정(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것)에 사용되는데, 노광 공정은 반도체 생산 공정 시간의 60%, 생산 비용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공정 중 하나다. 

EUV는 13.5nm로 파장의 길이가 짧은 광원이다. 기존에는 불화아르곤(ArF)을 광원으로 사용했지만 파장 길이가 193nm로 EUV 대비 14배 이상 길다. EUV는 파장이 짧아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데 다. 얇은 펜으로 그림을 그릴 때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 공정을 줄이면서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 성능과 수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 속도를 단축하는 것이 가능해 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선제적으로 EUV 장비를 도입하는 이유도 이러한 장점이 있어서다. EUV 노광 장비 1대 가격이 1500억~2000억원 수준에 이르는 등 상당한 투자가 요구됨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것이다.

비록 전세계 D램 3위 업체 미국 마이크론에 1a 나노 D램 양산 경쟁에서 밀렸지만 EUV를 적용한 1a 나노 D램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생산 시기에선 한 발 늦었지만 기술력에서까지 뒤쳐진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이 13~14nm로 추정되는 이번 1a 나노 D램을 기존의 ArF 공정으로 생산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마이크론이 1a 나노를 양산하면서 기술격차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차별화된 EUV 노하우를 바탕으로 14nm 초반대 1a 나노 D램을 생산, 원가 경쟁력과 품질 모두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도체업계에선 마이크론이 먼저 1a 나노 양산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판도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성에서 EUV가 더 앞서는 만큼 제품의 신뢰성이나 업계 파급력을 고려하면 이를 활용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금세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론도 EUV 장비 도입을 준비하고 있지만 시기를 2023년 이후로 잡고 있어 격차가 있다. 

 

sj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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