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모두 최대 매출...한우·굴비·건기식 잘팔려
프리미엄 수요 강해..."1분기 매출 늘어날 것"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올해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매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와 일명 김영란법의 일시적 완화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선물세트 실적이 반영된 백화점 3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피로도'에 따른 소비심리가 프리미엄 제품 매출을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선물세트 사상 최대 매출"...코로나·김영란법 완화 특수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설 명절 선물세트 매출은 본판매 기간인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년 대비 46% 증가했다. 설 명절 시즌 기준으로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사진=신세계] 2021.02.10 hrgu90@newspim.com |
현대백화점도 전년 대비 선물세트 매출이 48% 늘었다. 이는 지난달 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집계된 수치로 명절 직전까지의 선물세트 판매량을 합산하면 5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연휴 첫 날인 11일까지 6개 점포에서 선물세트 배송 서비스를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 선물세트 매출도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지난달 4일부터 이달 5일까지 집계한 것으로 신세계백화점 역대 최대치다. 앞서 지난달 4부터 24일까지 진행한 선물세트 예약 판매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80% 증가했다.
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매출 신기록은 코로나19 재확산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 확진자가 일일 400~300명대로 감소했으나,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5, 비수도권 2.0)는 연휴 이후까지 연장된 상태다. 무엇보다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되면서 연휴 기간 귀향을 택하는 이들 작년보다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고마운 마음은 고가 선물세트로 대체됐다. 롯데백화점은 50만원 이상의 초고가 와인 선물세트 준비 물량 중 70%가 소진됐고, 170만원 상당의 한우 선물세트도 품절됐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은 한우(56%)·과일(52%)·굴비(51%)·건강기능식품(50%), 신세계백화점도 건강·차(58%), 한우(52%), 주류(48%) 매출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완화 영향도 받았다. 정부는 코로나 사태 속 농축수산업계를 돕기 위해 관련 상품의 선물 상한액을 명절기간 동안에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일시 상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객단가가 높은 선물세트 매출이 크게 늘었다"라며 "구매 과정도 비대면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많아서 백화점 온라인몰 주문량이 작년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1.02.09 hrgu90@newspim.com |
◆롯데·현대·신세계, 작년 실적 암울..."프리미엄이 희망"
선물세트 매출이 백화점 1분기 실적에 반등 효과를 줄지 관심이다. 백화점은 직전 분기인 작년 4분기에 코로나19 3차 재확산 타격을 받았다. 롯데백화점의 작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한 7630억원, 영업이익은 23.3% 감소한 1770억원이다. 현대백화점은 매출(5028억원) 4.5% 감소에 그쳤지만, 영업이익(818억원)이 31.9% 감소했다.
특히 백화점은 3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연간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피해를 봤다. 점포 수가 가장 많은 롯데백화점은 전년 대비 36.9% 감소한 영업이익 3280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작년 영업이익 1990억원으로 전년 대비 45.8% 급감했다. 실적 발표 전인 신세계백화점도 영업이익이 43%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백화점 실적이 소폭 늘어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는 26일 여의도 파크원 백화점인 '더현대서울'을 오픈하는 현대백화점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9%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 의견이 모였다.
선물세트와 더불어 프리미엄 제품 매출 호조세가 강화될 것이란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 67개 백화점의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6.3% 감소했으나, 상위 20개 점포 매출은 2.6% 감소에 그쳤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저효과가 낮고 코로나 확산세에 소비패턴이 무뎌졌기에 국내 백화점의 프리미엄 중심 매출 성장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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