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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發 택배비 인상 신호탄?…대리점과 갈등 격화

기사입력 : 2021년02월14일 07:03

최종수정 : 2021년02월14일 07:03

"기준보다 낮은 업체 정상화" vs "한꺼번에 논의해야"
CJ, 4분기 이익 감소…택배업계, 택배비 인상 강조
사회적 합의기구 17일 후속논의 본격화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CJ대한통운이 일부 고객사에 택배단가를 인상하겠다고 통보하면서 택배비 인상 논란에 불이 붙었다.

택배사는 이번 공문 발송이 택배비 인상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대리점 측은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택배비 관련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우체국 임시택배분류소에서 직원들이 택배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2021.02.09 pangbin@newspim.com

CJ "판가보다 낮은 가격 정상화"…대리점, 17일 집화 중단 예고는 철회

14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오는 17일 첫 2차 회의를 열고 택배비 인상을 비롯한 후속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기구 개최에 앞서 CJ대한통운이 일부 고객사에 택배단가 인상을 통보하면서 대리점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회사는 이번 공문 발송은 택배비 인상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무게, 개수 등에 따라 판가가 정해져 있는데, 해당 기준보다 낮은 가격을 내는 업체의 단가를 정상화하는 조치라는 것이다. 공문을 보낸 기업 고객사는 500여곳으로, 전체 약 8만개 고객사의 0.6%에 불과하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전반적인 가격 인상이 아닌 적자 고객의 운임 현실화 차원에서 협조를 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택배 대리점들은 택배비 인상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시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택배대리점연합 관계자는 "택배비 인상 논의가 곧 택배비 정상화를 목표로 진행 중인 점을 감안할 때 한꺼번에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서울 국토발전전시관에서 열린 택배업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 화주·택배사·대리점 이해관계 얽힌 택배비 문제…국토부, 5월까지 개선방안 마련

분류작업을 책임지게 된 택배업계는 관련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택배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4% 줄어든 908억원에 그쳤다. 작년 전체 기준 2345억원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CJ대한통운은 "택배물량이 증가했음에도 간선·도급비 부담과 택배기사 분류인력 투입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다른 택배사들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CJ대한통운은 이미 자동화 설비(휠소터) 구축을 마친 반면 이들 택배사들은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한진은 2023년까지 자동화 설비 등에 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고, 롯데글로벌로지스 역시 5000억원의 관련 투자를 약속했다.

하지만 택배비 인상 논의가 합의점에 쉽게 이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분류작업 문제는 택배사와 택배노조의 갈등이었지만, 택배 가격은 온라인 쇼핑몰 등 화주와 소비자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대리점들 역시 택배비 인상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대리점이 대부분의 화주사와 계약을 맺는 만큼 택배비가 오르면 곧바로 택배 물량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특히 CJ대한통운 대리점들은 택배업계 전체가 택배비 인상을 논의하는 시점에서 회사가 택배단가 인상을 통보하면서 고객 이탈을 우려한다.

정부는 택배 거래구조에 대한 실태조사와 연구용역을 통해 오는 5월까지 택배 거래가격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택배노조가 주장하는 백마진이 실제로 존재하는지를 포함해 개선점을 중점적으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백마진이란 소비자가 내는 택배비 2500원 중 실제 택배사에 돌아가는 금액을 뺀 나머지를 말한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비 인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합의기구가 결과를 도출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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