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 달래기 위해 배당확대 기조에서 변화
FI는 신 회장 급여 등 가압류 조치 맞서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교보생명이 4년 만에 배당성향을 축소했다. 기업공개(IPO) 약속 기한을 넘긴 이후 재무적투자자(FI,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IMM PE·베어링PEA)를 달래기 위해 배당을 늘려왔던 행보에서 돌아선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신창재 회장과 FI의 갈등의 골이 한계에 달했다고 관측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지난해 배당성향을 26.8%(주당 배당액 1000원)으로 전년 28.2%(1500원) 대비 줄였다. 배당총액은 1025억원으로 전년 1538억원 대비 33.3% 축소됐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배당성향을 확대해왔다. 특히 FI와 갈등이 고조되던 2018년, 2019년에는 생명보험업계 순이익 감소에도 교보생명은 채권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순이익을 늘렸고, 배당성향도 대폭 높였다.
[서울=뉴스핌] 김승동 기자 = 교보생명 배당성향, 배당총액 추이 2021.03.10 0I087094891@newspim.com |
FI는 지난 2012년 주식 492만주(지분율 24%)를 사들이면서 2015년까지 IPO를 하지 않으면, 신 회장에게 교보생명 지분을 원가(24만5000원) 이상으로 되 팔 수 있는 풋옵션 조항을 넣었다. 교보생명이 IPO를 미루자 2018년 40만9900원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후 교보생명은 업계 영업상황과 무관하게 자산매각을 통해 순이익을 유지해온 동시에 배상성향을 높여왔다. FI와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였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지난해 채권매각 규모를 축소했다. 또 금융당국이 지시했던 계리적 오류를 지난해 한꺼번에 반영, 일시적 비용을 키웠다.(관련기사: 교보생명 순이익 30% 감소 배경보니...계약 유지율 너무 낙관) 금융당국은 2023년까지 계리적 오류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를 지난해 대규모로 반영한 것이다.
업계는 교보생명과 FI의 갈등이 한계에 달했다고 관측한다. 이에 일회성 비용을 한꺼번에 반영해 순이익을 줄이고 배당까지 축소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계 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업계의 순이익이 증가하는데 반대로 이익규모를 줄이는 경영자는 많지 않다"며 "지난해 교보생명의 경영지표를 보면 배당을 줄이려는 생각이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교보생명은 최근 FI 및 풋옵션 행사가를 산출한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주요 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또 금융당국에 FI 및 회계법인을 철저히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FI는 신 회장 자택과 급여, 배당금 등에 대해서 가압류 조치를 진행해 맞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재안을 찾지 못해 양쪽 중재소송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상황"이라며 "이익 및 배당 축소도 FI와의 갈등에서 비롯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풋옵션 행사가 적정성을 두고 진행 중인 국제중재소송 최종 대면변론은 차주인 15일 진행 예정이다. 국제중재는 단심제로 이날 결과에 따라 행사가가 결정된다. 행사가는 교보생명 경영권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교보생명은 금융당국의 권고와 저금리, 저성장 등으로 보험산업을 둘러싼 제반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경영상의 판단을 통해 주당 배당금을 2018년 수준으로 책정한 것"이라며 "2019년을 제외하고 지난 수년간 주당 1천원을 배당해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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