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자 "방위비 협상 초점은 논리와 계산법"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미국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각)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타결된 데 대해 한국이 의미 있는 기여를 했고 공정하고 균형 잡힌 분담이라며, 올해 주일미군 분담금을 사실상 동결한 일본과는 상황이 달라 비교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국무부 당국자는 이날 익명을 전제로 열린 전화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동맹을 되살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우정과 양국이 처한 도전과제들의 심각성 속에 우리는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금 합의를 한국과 이루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2021.03.10 suyoung0710@newspim.com |
이 당국자는 이번에 합의된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으로 한국 측 분담금에 큰 인상이 있지만, 통상적인 한국의 부담 비율을 벗어나지 않았다며 합의 이면에는 동맹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동맹 재건이라는 새로운 노력 속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군의 한국 주둔 기초가 되는 SMA가 합리적 수준에서 신속히 체결될 수 있도록 큰 힘을 보탰다고 부연했다.
이어 "양측 모두 오늘날 우리의 도전과제가 복잡한 환경에서 안보는 정말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을 인식한다"며 "이것이 우리가 이 협상을 한 정신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미국이 일본과 올해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과 비슷한 1.2% 인상해 1년 연장키로 한 것과 비교해 한국 인상률이 높다는 지적에 "국가 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상황이 매우 다르다고 답했다.
일본은 다년간 합의를 협상할 시간을 얻기 위해 직전 합의 조건을 1년 연장한 것이어서, 6년짜리 다년 합의에 도달한 한국과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한국과 일본의 분담금이 직접 비교가 어려운 이유는 주한미군은 총액제, 주일미군은 소요충족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소요충족형은 총액제와 달리 항목별로 필요한 금액을 책정해서 하는 계약을 말한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총액제를 일본처럼 소요충족제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 "논의중이나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또 이번 협정이 한미 간 합의 불발로 공백이 생겼던 지난해 1월을 시작 시점으로 하게 되며, 2025년 말 만료돼 총 기간이 6년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2020년 인상분은 동결하는 것으로 처리하고, 2021년 인상분을 13.9%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2025년까지 남은 기간 인상분은 한국의 전년 국방비 증가율에 맞춰 매년 추가 인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2021년 한국의 분담금은 2004년 이래 가장 많이 인상된 금액인 미화 10억7570만달러이며, 6년간 한국이 부담하게 될 방위비 총액은 70억달러가 넘는다.
◆ "한국 인상폭 크지만 분담비율은 유지…합의 초점은 논리와 계산법"
하지만 이 당국자는 이번 인상이 큰 것이 사실이지만 전체 방위비에서 한국의 분담 비율은 약 44%로 과거 한국이 부담한 비율, 약 40~45% 수준에선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양국 협상단이) 초점을 맞춘 건 어떻게 공정하고 공평한 비용 분담에 합의할 것인가에 대한 논리(logic)와 계산법"이었다고 귀띔했다.
특히 양측의 합의가 9~10%의 물가상승률을 근거로 하면서도 동시에 한국의 기여도를 40~45% 범위 내로 유지했다는 점을 역설하고, 이는 한국 국민에게도 공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고, 또 양쪽에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합의할 수 있는 숫자였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주한미군 내 한국인 근로자 고용과 관련된 내용이 협정에 포함된 점도 주요 성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양측은 미국의 요구에 의해 협정이 소멸될 경우 미국은 (한국 근로자의) 임금을 충당하는 기금(contributions)을 수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었다"면서 "그런 보장은 한국 뿐 아니라 주한미군에게도 매우 중요하며, 이는 현지 한국인 근로자는 미군 주둔의 진정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미국이 초점을 맞추고자 한 부분이며, 과거 실패한 노력을 평가하려 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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