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김태진 기자 =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는 90대 노부부가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KAIST에 기부했다.
14일 KAIST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삼성브러쉬 장성환 회장(92)과 안하옥(90) 씨 부부다.
이들은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소재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KAIST에 쾌척했다.
카이스트 전경 [사진=카이스트 홈페이지 캡쳐] 2020.03.13 gyun507@newspim.com |
장 회장 부부가 기부한 부동산은 580㎡(175평)의 대지 위에 건축된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의 빌딩이다.
황해도 남촌에서 7남매(아버지 장수근, 어머니 이일래) 중 셋째로 태어난 장성환 회장은 18살에 월남해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고학으로 대학원까지 졸업했다.
이후 무역업에 일찍이 뛰어들어 화장품 용기 제조 회사를 혼자 힘으로 일으킨 뒤 중국으로 사업을 확장해 지금의 재산을 일궜다.
고학생으로 공부하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체감했던 장 회장은 "어느 정도 재산을 모으니 우리 부부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오른팔이 돼주자고 자연스럽게 뜻을 모으게 됐다ˮ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부에 대한 마음을 정한 후 여러 기부처를 두고 고민했으나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가 가장 보람될 것이라는 생각에 KAIST를 선택했다ˮ고 강조했다.
장 회장 부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KAIST에 350억원을 기부한 김병호·김삼열 부부다.
이웃사촌으로 교류해 온 김병호 회장 부부가 KAIST에 기부한 사연과 취지에 크게 공감한 것이다.
안 여사는 "부부의 오랜 꿈을 실현할 수 있어서 아주 즐겁고 행복하다ˮ며 "우리 부부의 기부가 과학기술 발전에 보탬이 되어 우리나라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ˮ고 말했다.
장 회장은 "이광형 총장을 직접 만나 KAIST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KAIST가 세계 최고대학으로 성장해 우리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ˮ며 "열정적으로 KAIST를 이끌어 나갈 이광형 총장의 학교 경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ˮ고 했다.
장 회장 부부는 지난 2일 해당 부동산의 명의 이전 절차를 모두 마쳤다. KAIST는 부부의 뜻에 따라 우수 과학기술 인재양성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광형 총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준 장 회장 부부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ˮ며 "기부자의 기대를 학교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 세계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ˮ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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