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발주처, 공사비 지급 '모르쇠'…대우건설에 '적반하장' 손배 소송
엘 샤리카 "1170억 돌려달라" vs 대우건설 "더 큰 규모 맞소송 준비중"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대우건설이 알제리 비료공장 발주처와 1170억원이 넘는 규모의 소송전을 벌일 예정이다.
알제리 비료공장 발주처가 대우건설에 공사비를 제 때 주지 않은데다 기존 지급한 1172억원을 돌려달라며 국제상업회의소(ICC)에 중재를 신청해서다. 대우건설은 발주처가 청구한 금액을 웃도는 규모의 역소송을 제기해 맞대응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엘 샤리카 홈페이지 캡처 2021.03.19 sungsoo@newspim.com |
◆ 알제리 발주처, 공사비 지급 '모르쇠'…대우건설에 '적반하장' 손배 소송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알제리 비료공장 발주처인 오만·알제리 합작 법인 '엘 샤리카 엘 자자이리아 엘 오마니아 릴 아스미다 스파'(이하 엘 샤리카)는 지난 12일 대우건설·미쓰비시중공업(MHI) 컨소시엄과 지난 2017년 체결한 중재종결합의서(GSA)가 무효라고 선언했다.
엘 샤리카는 오만의 수하일 바완 그룹과 알제리 국영석유공사 소나트라치(지분 51%)의 합작법인이다. 지난 2017년 체결된 중재종결합의서(GSA)는 엘 샤리카와 대우건설 간 분쟁이 양자 합의 아래 원만히 마무리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대우건설은 미쓰비시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008년 4월 암모니아·요소 생산시설인 알제리 비료공장을 짓는 사업을 수주했다. 대우건설과 미쓰비시중공업이 공동으로 설계·조달·시공·시운전을 총괄하는 형태로 대우건설이 26%, MHI가 74% 지분을 갖고 있다. 총 사업비는 25억4300달러 규모다.
대우건설·MHI 컨소시엄은 지난 2017년 1월 이 사업을 완공했다. 대우건설이 지난 2014년 9월 시운전 승인 확인서(PTO-Permit to Operate)를 획득하면서 공사는 실질적으로 마무리됐고 MHI가 후속 공정을 맡았다.
하지만 엘 샤리카는 준공 승인을 미루면서 대우건설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MHI 컨소시엄이 공사대금 지급 지연을 문제 삼으려 했지만 엘 샤리카는 ICC에 8107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중재를 청구했다. 엘 샤리카가 오히려 선제공격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 엘 샤리카 "1170억 돌려달라" vs 대우건설 "더 큰 규모 맞소송 준비중"
대우건설은 알제리 비료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기 때문에 발주처 주장에 타당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ICC 중재는 양자 합의 아래 원만히 마무리하는 것으로 지난 2017년 결론이 났다. 그런데 엘 샤리카는 당시 ICC 합의가 무효라며 판을 뒤집은 것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우리 회사와 MHI 컨소시엄은 엘 샤리카가 공사비를 안 주고 있다고 중재신청한 건이 있다"며 "이번 엘 샤리카의 선언은 그에 대한 반소(맞고소) 개념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대우건설은 2017년 중재종결합의서(GSA)를 체결할 당시 엘 샤리카가 자사에 5382만달러(약 608억원)를 지급하기로 약정했는데, 이를 부당하게 미지급했다며 2019년 7월 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2021.03.19 sungsoo@newspim.com |
하지만 엘 샤리카는 이번 소송에서 지난 2017년 체결한 중재종결합의서(GSA)가 무효라고 선언했다. 또한 지급 기성 중 대우건설분인 1억310만달러(약 1172억원)를 돌려달라는 반환 청구를 제기했다. '기성금'이란 계약서, 설계서 및 기타 관계서류를 통해 공사진척도를 검사한 후 발주처가 지급하는 대가를 말한다.
엘 샤리카는 만약 계약 무효와 기성 반환 판결이 불가능할 경우 대우건설이 1억310만달러를 계약 위반 보상금으로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상금 지급 판결도 불가능할 경우 대우건설이 잔여 GSA 합의 사항을 이행하도록 ICC가 명령해줄 것을 청구했다.
대우건설은 엘 샤리카의 청구에 타당성이 부족해 자사가 패소할 위험은 낮다고 보고 있다. 엘 샤리카의 청구를 검토한 결과 ▲GSA상 계약 해제 관련 근거가 없고 ▲GSA 해제 불가 시 대안으로 청구한 손실 산정 금액(1억310만달러)에 대한 근거 자료가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대우건설은 엘 샤리카가 청구한 금액(1172억원)을 웃도는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간사인 MHI와 소송 관련 협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금액과 제소 시점은 미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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