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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부동산범죄와의 전쟁' 과 '부동산과의 전쟁'

기사입력 : 2021년03월22일 11:20

최종수정 : 2021년05월06일 12:38

[서울=뉴스핌]김정태 산업2부장 겸 부국장 = 1990년 10월 13일. 노태우 당시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범죄조직과 마약·퇴폐 사범 소탕령이 내려진다. 후에 동명의 영화 속 'TV생중계' 장면 때문에 30여 년 전의 일인데도 그 장면이 생생히 남아있다.

2015년 3월 13일. 박근혜 정부 시절의 이완구 국무총리 역시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한다. 이 총리는 "모든 역량과 권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구조적 부패의 사슬을 과감하게 끊어내겠다"며 발본색원(拔本塞源) 결의에 찬 비장한 그의 표정이 기억난다.

2021년 3월 12일. 문재인 정부의 정세균 국무총리는 '부동산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신도시 땅 투기 조사 결과에 대해 직접 나서 TV생중계를 통해 발표했다. 정 총리에 이어 대통령까지 대국민 사과까지 이어졌지만 국민의 분노를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다.

기시감이다. 정권마다 벌이는 전쟁 대상은 달랐지만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는 위기에 닥쳤을 때 정부가 쓰는 '극단적 선택'은 반복돼 왔다. '부동산범죄와의 전쟁'을 대놓고 부르짖지 않았지만 노무현 정부에서 '정권 교체'의 단초가 됐던 이슈가 부동산 정책의 실패이었음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과 서민주거 안정은 좌우 어느 쪽에 있던 최우선의 국정 과제다. 민심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택한 해법은 강력한 규제였다. 분양가 규제, 보유세, 그리고 임대차 3법이 부동산 정책 근간의 핵심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집값 급등을 막아 보려한 게 24번의 규제책이다.

하지만 집값은 역대 급이 돼 버렸다. 시장은 정부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 규제가 부메랑이 돼서 전 국민이 최악의 집값 급등 쓰나미를 경험하고 있다. 분양가 규제는 '로또 분양'을 양산하면서 또 다른 계층 간, 세대 간 사회의 양극화를 야기시키고 있다. 공급이 깨진 상태에서 여당이 임대차3법을 콩 볶듯 '쪽 수'로 밀어 붙인 결과는 전셋값과 집값 모두 또 다시 사상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하게 했다. '미쳤다'는 표현 보단 '벼락거지'라는 말이 더 실감나는 사례다. 지난 4년 가까이 잘못된 진단과 최장기 비전문가 인사를 쓴 탓이란 평가다.

이런 현실을 뒤늦게나마 인식하고 획기적인 공급 대책으로 위기를 타개 해보려한 게 2·4대책이다. SH, LH 사장 출신의 변창흠 장관 기용과 함께 내놓은 25번째 부동산 정책인데 아뿔싸! LH 직원의 투기가 국민의 분노에 불을 질렀다. 걷잡을 수 없는 민심의 악화가 정치적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현(現) 정권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냉정히 살펴보면 부패와 부조리는 어느 정권, 정부, 조직에서든 있어왔다. 그런데 LH사태의 파장이 정권 존립을 흔들 수 있는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데는 각종 규제에도 집값을 못 잡은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어서다. 특히 2·4대책은 정부가 시장의 기능을 믿지 못하고 정부가 공공 주도로 공급을 하고 수요를 맞추겠다고 탄생시킨 정책이다. 이를 위해 정부 산하 공기업인 LH와 SH 등 지자체 부동산 공공기관을 총동원 시켜 신도시를 개발하고 도심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LH직원의 땅 투기 수법이 전문 투기꾼이나 다름없는 행태에 국민들은 또 한 번 혀를 내두르고 있다. 문제는 일부 직원의 부조리나 일탈이 아님을 국민들은 직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정책을 추진하는 여야 정치인이나 중앙부처, 지자체 공무원 등 누가, 어디까지 어느 지역에서 이 같은 투기 행태가 만연돼 있는지 모르는 게 지금의 현실이다.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광명·시흥 신도시 계획을 철회해 달라는 동의가 줄을 잇고 있고, 심지어 촛불시위도 다시 등장하고 있는 움직임도 국민의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단적인 예다.

정 총리는 투기를 뿌리 뽑는 부동산범죄와 전쟁을 선언하면서 광명·시흥 신도시를 포함해 흔들림 없는 주택 공급 추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자칫 공급을 철회했다가 더 큰 혼란과 집값 급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판단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정책 불신이 더 큰 혼란과 부작용을 가져 올 것이란 예측은 하지 못하는 것인가? 수사를 통해 투기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 낸 뒤 공급 주체 등 정책의 전환 여부를 결정짓는 게 국민이 납득하는 상식일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어떠한 여론수렴도 없이 강행 일변도다. 이미 투기로 점철된 땅에서 분양되는 집값을 국민이 수긍할 수 있을까. 

국민은 안그래도 힘겨운 '부동산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가진 대로, 무주택자는 없는 대로 박탈감이 심하다. 내 집 마련을 하기엔 집값이 '넘사벽'이 돼 버린지 오래고, 1주택자도 집을 넓혀 나가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기존 집을 지키기 쉽지 않게 됐다. 급등하는 집값에 공시가격마저 현실화한다는 명분에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매년 치솟아 '세금 폭탄'을 견뎌내기가 버거 워 지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비판에 '증세'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언론 탓으로 돌리고 있다. 통계치를 대입하며 종부세 부담은 전 국민의 4%도 안 된다고 반박한다. 은퇴자나 고령자 역시 장기특별공제를 적용하면 늘어나는 세금 부담이 없다고 강변한다.

국민 상대로 현혹하는 논리다. 1주택자들이 1,2년 살고 말 것인가? 문재인 정부 4년 간 오른 서울 집값 평균 상승분만 5억원이 넘는다. 4년 전에 비해 무려 83% 급등했고 이전 세 정부보다 더 많이 오른 것이다. 여기에 당초 50~60%에서 머물던 공시가를 현실화율 90%까지 높이는데 1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자녀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돼 지역 건강보험료를 새로 내야 하는 은퇴 및 고령자들도 크게 늘어난다. 여기에 세율을 크게 높인 양도소득세와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이 지뢰밭처럼 깔려 있다. 국민들은 '세금 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 사투를 벌일 지경이다. "부동산 가격을 누가 올려놓고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리냐"는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대통령부터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고 싶다. 문재인 정부 내내 부동산 규제와 정부 주도의 공급 정책을 펼쳐 왔다. '부동산 적폐'의 대상이 국민과 시장인지 묻고 싶다. 인터넷 상에선 '부동산범죄와의 전쟁'이라고 굳이 선포하는 것을 두고 결국 '부동산=범죄'라는 등식으로 인식하는 게 현 정권이 아니냐고 꼬집는다. 국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고 밀어 부치는 지금의 행태가 반복된다면 10년 전의 데자뷔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업계에선 '시장이 정부 정책을 이길 수 없다'는 말이 부동산 격언처럼 통용된다. 반대로 '정책이 시장을 이길 수 없다'는 말도 통용된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기이다.

dbman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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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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