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전략적 자산배분안 확대 논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는 논의 불가
기금위 내부서 찬반 의견 팽팽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최장기 매도세로 개인 투자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는 국민연금이 시장 상황을 유연하게 지켜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국민연금의 자산 비중이 목표치를 웃돌더라도 즉각 매도에 나서지 않도록 재량권을 넓히는 것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오는 26일 정기 회의를 열고 기금 목표비중 허용범위(리밸런싱)에 대해 논의한다.
국민연금공단 본부 전경 [사진=국민연금공단] 2020.06.10 kebjun@newspim.com |
이번 논의 결과에 따라 전략적 자산배분(SAA)이 늘어나면 국민연금이 기계적 매도를 멈추는 등 보다 넓은 재량권을 갖게 된다. SAA는 국민연금의 별다른 판단 없이 단순히 시장 움직임에 따른 자산 비중 변화에 대한 허용 범위를 말한다. 가령,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등은 그대로인데 주가 변동으로 주식 가치가 상승 또는 하락했을 때 이를 허용하는 범위다.
당초 금융투자업계에선 국민연금이 올해 말 목표비중 16.8%에서 이를 20% 안팎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내다 봤으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이번 논의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이 개인 투자자들의 여론에 등 떠밀려 중·장기계획을 변경하면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비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기금위는 자산배분 목표비중 조정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 없다"며 "이번에는 국내주식 목표비중 유지규칙(리밸런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며 국내주식 허용범위 수준 등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일단 SAA 조정폭은 기존 ±2%에서 ±3%, ±3.5%로 늘리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앞서 국민연금 산하 투자정책 전문위원회(투정위)도 지난 17일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논의했고 오는 26일 이를 기금위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문제를 두고 기금위 내부에서 찬반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찬성 측은 SAA를 소폭 재조정하더라도 기금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주가 하락의 원흉으로 지목된 국민연금이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해야할 순간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굳이 기존 계획을 변경해야 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단순히 개인 투자자의 여론을 의식해 중장기 계획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앞서 투정위 내부에서도 회의 당시 'SAA를 소폭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굳이 당장 조정할 필요성은 없다'는 취지의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금위원은 "국민연금기금운용 리밸런싱을 검토하더라도 통과가 유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내부적으로 찬반 의견이 팽팽한 상태인 만큼 지금으로서는 결과를 단언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