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성장계획 '수소 드림 2030 로드맵' 발표
정 부사장, 미래성장위에서 청사진 주도
국내외 투자유치·업무협약에 주도적 역할
그룹 미래 정 부사장 손에..경영권 승계 속도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현대가(家) 3세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이 그려 온 그룹 청사진이 윤곽을 드러냈다. 조선·정유 등 전통 제조업에 수소산업을 비롯한 AI, 바이오, 로봇 등 미래 첨단 산업을 융합한 '친환경·최첨단' 기업이 정기선 부사장이 구상한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다.
25일 현대중공업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날 발표한 '미래성장 계획'은 정기선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제공=현대중공업그룹] |
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 부사장은 그룹의 신사업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24일 해외 기업 인수를 위한 한국투자공사와의 총 1조원 규모의 투자계약과 앞서 사우디 아람코와의 '수소 및 암모니아 업무협약도 모두 정 부사장의 작품이다.
두 사업 모두 이날 현대중공업이 발표한 그룹의 미래성장 계획인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의 일환이다.
로드맵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크게 '친환경 조선·해양'과 '친환경 에너지'를 그룹의 두 성장 축으로 삼고, 오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에서부터 운송, 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 체인(Value Chain)'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 가장 중요한 운송과 더불어 수소의 생산 및 공급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해상 플랜트 발전과 수전해(水电解)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 개발을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생산을 맡는다. 현대오일뱅크는 생산된 블루수소를 탈황 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의 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예정이다.
특히 생물성 원료로부터 생산되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에 진출해 중장기적으로 제약·바이오까지 진출을 노린다.
정기선 부사장이 지난해 11월 사내에서 발족한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이같은 청사진의 밑그림을 그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위원회는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젊은 엔지니어들이 중심으로 바이오와 AI, 수소 등 그룹 내 신사업 청사진을 구상해 왔다.
정 부사장이 사실상 그룹의 중요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지금은 멈춰진 상태인 경영 승계 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대우조선해양과 두산인프라코어 두 건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앞두고 지난해 주요 경영진을 모두 유임시켰다.
두 건의 M&A를 완료한 후 인력을 재배치하고 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경영 승계를 마무리할 것이란 전망이다.
정 부사장은 지난 24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기업가치는 미래 성장동력에 달려있다"며 "현대중공업지주가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이 먼 미래가 아닌 '현실화'되는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향후 사업 방향을 사실상 정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며 경영권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