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열린 주총 직후 구 회장, 대표직 사임 결정...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키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구본걸 LF 회장이 2006년 11월부터 유지해온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대표에 선임된 지 14년 4개월 만이다.
26일 LF에 따르면 구 회장은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다만 이사회 의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구본걸 LF 회장 [사진=LF] |
이는 이사회와 경영진을 분리해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구 회장은 고(故) 구인회 창업주 차남 구자승 전(前) LG상사 사장의 장남이다. LF는 구 회장이 2007년 LG상사 패션사업부를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해 설립한 회사다.
구 회장은 지난 2000년대 LG패션 당시 7000억원 수준이던 매출을 1조원대로 올려 놓으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회사가 패션사업만으로는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2014년 사명을 LG패션에서 LF로 변경했다. 사명을 바꾼 뒤 구 회장은 '사업 다각화'로 외연을 확장했다.
LF 관계자는 "구 회장은 이날부로 LF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며 "LF가 전사차원에서 향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필요한 패션 외 신사업들을 발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구 회장은 대표이사직 사임 직전 열린 '제 1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국내 영업을 종료한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철수'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구 회장은 라푸마 철수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한다.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우리가 잘 할 수 있을 것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규모 M&A(인수합병) 가능성도 언급했다. 구 회장은 "얼마든지 흑자 기업을 인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연결재무제표 및 재무제표 승인의 건' ▲구 회장과 오규식 LF 대표이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사외이사 감사위원 선임(박정근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사보수 한도액(50억원) 등 4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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