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본채는 불법재산 아냐…며느리 소유 별채는 압류 정당"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지난 1997년 확정 판결로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사저 본채에 대한 몰수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2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지난 9일 전 씨의 부인 이순자 씨가 낸 연희동 사저 본채에 대한 집행 이의 신청 사건에서 인용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도 이날 전 씨의 며느리인 이윤혜 씨가 낸 청구를 최종 기각하면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23년 만에 다시 5.18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을 하루 앞둔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19.03.10 yooksa@newspim.com |
앞서 전 씨는 1997년 확정 판결로 220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전 씨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그의 재산 및 차명재산에 대한 목록에 대한 공매 절차를 집행하면서 2019년 일가가 실거주하고 있는 연희동 사저를 공매 절차에 넘겼다. 하지만 부인 이 씨 등 일가족은 제3자 명의인 사저에 대한 공매가 위법하다며 재판 집행에 관한 이의 신청을 냈다.
지난해 서울고법은 부인 이 씨의 청구에는 인용을, 며느리 이 씨의 청구에는 기각 결정을 내렸다.
당시 재판부는 "연희동 자택 중 본채 및 정원은 피고인(전두환)이 취임하기 11년 전인 1969년도에 이 씨 명의로 소유권 이전된 것으로, 피고인이 대통령 재임기간 받은 뇌물로 취득한 불법재산이 아니다"라며 "이 씨 소유의 본채 및 정원에 대한 2013년 국가의 압류집행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면서도 며느리 이 씨의 소유인 별채에 대해서는 압류가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별채는 전두환 소유로 있다가 2003년 처남에게 낙찰되었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면 처남은 피고인이 재임기간 받은 뇌물 일부를 자금 세탁을 통해 비자금으로 관리하고 있다가 이 비자금으로 낙찰대금을 납부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밝혔다.
이어 "별채 소유권은 2013년 4월 26일 피고인의 며느리인 이윤혜 씨 앞으로 소유권 이전됐는데, 당시는 추징금 채권의 시효 완성이 임박했고 언론보도 및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되던 시기였다"며 "며느리는 당시 국내에 거주하지도 않았고, 별채 매수 자금 마련 및 매매계약 체결이 단기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사정을 종합해보면 며느리 이윤혜 씨는 연희동 자택의 별채가 불법재산인 점을 알면서도 취득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공무원몰수법상 추징판결을 집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날 판결이 확정된 후 "대상 부동산이 전 씨가 실제로 소유한 '차명재산'이라는 판단 하에 부동산 소유 명의자들을 상대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지난 8일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부터 인용결정을 받아 가처분 등기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에서 집행이의 사건이 종료됨에 따라, 검찰은 향후 위 가처분 사건의 본안인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제기해 전 씨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한 후 추징금을 집행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31일 기준으로 검찰은 2205억원의 추징금 중 56%의 집행을 완료해 현재 970억원의 미납 추징금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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