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속도로 충전소 대거 확충...소비자 '환영'
별도 어댑터 안전상 적용 불가...테슬라 충전 안돼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현대자동차가 고속도로에서 전기자동차 충전소 서비스를 시작했다. 전기차 소비자들에겐 주행 가능 거리만큼 충전소 접근성도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데, 그동안 장거리 이동을 계획했던 전기차 이용자들이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15일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12곳에서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E-pit(이피트)' 운영을 시작했다.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서울·부산 방향) 등 총 12곳에서 72기에 달하는 충전기를 24시간 연중무휴 운영한다.
[사진=현대차 E-pit 홈페이지 캡처] |
이피트는 출력량 기준 국내 최고 수준인 350kW급 초고속 충전설비를 갖췄다. 출시 예정인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해당 충전기를 통해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채울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현대차는 E-pit전용 어플리케이션을 이날 출시하고 물리적 카드 없이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디지털 월렛(Digital Wallet)'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고속도로 충전 서비스는 장거리 주행을 망설이는 운전자 및 소비자들에게 희소식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롱레인지 사륜구동 프레스티지의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는 405km이다. 코나 일렉트릭 또한 상온 시 405.6km 주행 가능하다. 하지만 400km대 후반에서 500km대 초반까지 넘나드는 경쟁 전기차에 비해선 주행거리가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다.
한 전기차 소유주는 "주행 거리는 고고익선(高高益善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충다익선(充多益善·충전소가 많을수록 좋다)"이라며 "명절과 같은 장거리 운행 시 가장 우려됐던 게 고속도로 충전소였는데 충전기 증설로 걱정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기차주들은 이피트를 사용하지 못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국내 충전 표준인 콤보1을 기본 충전 방식으로 채택한 전기차는 제조사에 상관없이 모두 충전 가능하나, 별도의 어댑터는 사용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따라서 콤보1을 채택하지 않은 테슬라 전기차는 이피트를 이용할 수 없다.
[사진=현대차 E-pit 홈페이지 캡처] |
이피트 관계자는 "안전상의 이유로 어댑터 사용은 불가하다"고 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어댑터는 안전상 사용 불가하다"며 "현장에서 별도의 안내 인력 등 제재 조치는 없지만 안내 사항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차는 이피트 충전소 개소에 이어 올해 도심 주요 거점에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8개소(48기)를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빠르게 충전소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충전 편의성이 커지면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전기차 구매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주요 전기차 업체들도 경쟁력을 위해 충전소 설치 및 국내 표준에 맞는 충전 단자 설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