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파샬 도노호 아일랜드 재무장관이 현재의 낮은 법인세를 보완해 건전하고 공정한 세금 경쟁을 허용하는 법인세 글로벌 합의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일랜드는 현재 법인세율 12.5%로 서유럽에서 최저 수준으로 페이스북,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및 트위터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유럽법인을 유치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파스칼 도노호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조세정책에 관한 온라인 회의에서 "현재의 낮은 세율을 보완해 건전하고 공정한 세금 경쟁을 허용하는 법인세에 대한 글로벌 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일랜드에 다국적 기업들이 많이 유치된 것은 낮은 법인세율 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들도 많이 있다"고 말해 꼭 법인세율을 현행처럼 낮게 유지할 필요성은 없다는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현재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유럽에서 가장 낮은 국가중 하나다. 현재 EU의 27개 회원국 중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로는 헝가리가 10.5%, 키프로스가 10.5%, 아일랜드 12.5% 등과 몰타, 룩셈부르크 등이 꼽힌다.
이들 국가는 낮은 법인세율로 다국적 기업을 끌어들이는 것이 엄연한 '세율 자주권'이라며 미국발 법인세율 하한선 설정 논의를 경계하고 있다.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유로그룹의 의장인 도노호 장관은 "합의 가능성을 믿고 있으며 그러한 합의를 위해 건설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어떤 합의라도 건전하고 공정한 세금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일부 참가국가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아일랜드는 법인세 최저세율이 도입될 경우 관련 세수가 지금보다 20%내외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의에서 파스칼 아만스 OECD 조세정책센터장은 OECD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법인세제를 둘러싼 협의에 탄력이 붙고 있으며 연내에 합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내 보였다.
아만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법인세 최저세율 도입과 관련해 "탄력이 붙고 있으며 원동력이 새롭게 생겼다"며 "이는 법인세 최저세율 인상 타결로 이끌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각국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위기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팬데믹 이후 기업이 다시 흑자를 낼 시점에서 법인세 저세율국에 이익을 이전하는 것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7월 예정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글로벌 최저법인세 도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최저법인세 사안은 미국이 다시 쏘아올린 공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이틀 전 한 싱크탱크에서 한 연설에서 "세계 세금 하향 경쟁을 끝낼 최저법인세율에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독일의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우리는 전 세계적인 세금 하향 경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매우 기쁘다"는 소회를 밝혔다.
OECD는 지난해 글로벌 법인세 개혁을 제안했고 올해 여름까지는 합의를 도출하겠단 계획을 갖고 있다.
프랑스,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는 그동안 세율 하한선 설정에 지지해 왔는데 그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강력히 반대해 번번히 정치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
아일랜드 재무장관 파스칼 도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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