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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도시 남자, 해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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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바닥을 잘 살펴보면 문어가 숨어있을지도 몰라요."

숨을 크게 들이쉬고 발이 땅에 닿지도 않을 만큼 깊은 바닷속으로 내려갔다. 끝을 알 수 없는 바닷속으로 내려갈수록 정신이 아득해지고 혼미해질 무렵이었다. 돌 밑에 보이는 무언가 맛있어 보이는 생명체, '문어'였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녀석에게 다가간 순간, 검은 먹물을 내뿜고 숨었다. 손을 이리저리 휘적여 봤지만 어느새 사라진 뒤였다.

문어 잡으려다 숨을 못쉬어서 내가 문어밥이 되는 줄 알았다. 의욕만 너무 앞섰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계속 찾아보려고 했지만 숨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아쉬움을 가득 않고 수면 위로 올라왔다. 더 욕심부렸다간 문어 잡으려다 내가 문어밥이 될 지경이었다. 수 차례의 시도 끝에 겨우 잡았지만 깨달은 게 있었다. 식탁 위에 올라오던 해산물들은 그냥 냉장고만 열면 뚝딱하고 나오는 것이 아니었단걸.

22일이 지구의 날이라기에 제주에 갔다. 지구의 날은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 자연보호자들이 제정한 지구 환경보호의 날이라는데 환경오염 실태를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사람이 제주 해녀라고 생각해서였다. 21~22일 이틀간 제주 해녀들의 일상을 들여다봤다.

◆ 50년 경력의 전문가가 수두룩

해녀들의 든든한 발이 되어주는 세발 오토바이. 물질이 끝난 뒤엔 오토바이에 채취한 성게 등을 싣고 간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21일 오전 8시,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해녀 작업장에 도착했다. 고용성 행원리 어촌계장에게 대략적인 설명을 들었다. 어촌계마다 다르지만 행원리에는 해녀가 80명 정도 있다고 했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80세 정도, 대부분이 15살 무렵부터 해녀 생활을 시작했으니 평균 경력은 50~60년 이상 될 거란다. 사람들은 해녀들을 고령의 노인으로 보지만 바다에선 50년 이상의 경력의 베테랑 중 베테랑이라고 했다.

어촌계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부릉부릉' 오토바이를 타고 작업장에 윤희옥 할머니가 도착했다. 윤 할머니는 소탈하게 웃으며 첫인사를 건넸다. "할망(할머니의 제주 방언) 촬영하러 왔수깡? 예쁘게 하고 올 걸 그랬네"라길래 제주도 사람 중 제일 고우시다고 했다.

아침 일찍 해녀 작업장으로 모인 50여 년 경력의 해녀들 [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윤 할머니가 다른 해녀들을 기다리는 동안 50여 년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어떻게 해녀가 됐는지.

그녀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해녀의 삶을 택했다. 15살쯤부터 시작한 해녀 생활은 누구의 가르침도 없이 스스로 채취하는 법을 터득해야만 했다.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은 많았지만 전복, 성게, 소라 등 직접 잡은 해물들을 팔아야만 가족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고통은 참아야 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잔병치레도 많아졌지만 윤 할머니는 제주 해녀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됐다는 자부심 하나로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 광활한 바다 앞에선 50년 경력도 무용지물

감귤빛 해녀복과 납 벨트를 찬 해녀들. 이곳에 모인 해녀들은 수영 실력에 따라 성게 팀과 뿔소라 팀으로 나눠 바다로 나간다. 뿔소라를 잡는 해녀들은 육지에서 보이지도 않을 만큼 먼 바다로 나간다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오전 9시가 다가오자 세발 오토바이를 몰고 해녀들이 속속 도착했다. 오토바이 운전하는 게 무섭지 않냐고 물으니 집에서 작업장까지 오는 거리도 멀고 바다에서 잡은 것들을 싣고 가려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오전 기온은 12도. 아직 물에 들어가기엔 추울 날씨였지만 어촌계장은 바다 날씨는 변덕이 심해서 물질을 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됐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이번 주 까지만 들어가고 한 달 뒤에나 바다에 들어갈 예정이었는데 취재 시기를 잘 맞춰서 왔단다.

80여 명의 해녀들은 감귤빛 해녀복으로 갈아입고 성게 팀과 뿔소라 팀으로 분류했다. 분류하는 기준이 뭐냐고 물었더니 뿔소라를 잡는 해녀는 수심이 더 깊은 곳으로 가야 해서 수영을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조금 더 젊은 사람들이 뿔소라를 잡는 편이란다.

성게를 채취한다는 문국자 해녀는 "평생을 바다와 동고동락한 해녀들이라도 파도가 심해지면 생사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에 그날 컨디션에 따라 뭘 잡으러 갈지도 달라진다"고 했다.

◆ 함께라서 가능했다

비장한 모습으로 성게를 채취하러 가는 해녀들. 뒤에 부표 같기도, 공 모양 같기도 한 것이 태왁이다. 해녀들에겐 없어선 안될 기구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감귤빛 해녀복만 입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납 벨트를 차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수심 깊은 곳으로 잠수할 수 있다고. 물질할 때 없어선 안될 필수품이지만 수면 위로 오를 때는 반대로 체력 소모가 더 심하다고 했다. 이 문제를 보완하는 게 태왁(물질할 때 가슴에 받쳐 몸을 뜨게 하는 공 모양 기구)이란다.

아무리 수십 년 경력의 해녀라도 힘은 빠지기 마련이라 태왁을 튜브 삼아 휴식을 취한다고 했다. 게다가 채취한 해물들을 넣는 주머니 역할까지 더해져 없어서는 안 될 기구라고 했다.

해녀들은 바다에 들어가기 전 꼭 거쳐야 하는 작업이 있다. 바로 수경에 쑥을 문지르거나 침을 뱉는 것. 그래야 잠수 했을 때 김이 서리지 않아 물질 할 수 있다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이렇게 만반의 준비를 끝낸 뒤에야 작업장에서 나간단다. 각자 팀을 꾸린 이후에는 10여 명씩 짝을 지어서 바다로 향했다. 이제 들어가서 잡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한 가지 과정이 더 남았단다. 해녀들은 갑자기 수경에 '카악 퉤' 침을 뱉더니 쓱 문질렀다. 왜 거기다 침을 뱉냐고 물으니 그래야 물속에서 김이 안 서린단다. 쑥으로 문지르기도 하는데 바쁠땐 침 뱉어서 하는 게 제일 빠르고 편하다고 했다.

지금 바다에 들어가면 4~5시간은 있어야 돌아온다고 햇볕을 피해서 있으라고 했다. 해녀들 물질하는 걸 언제 이렇게 자세히 보겠냐고 괜찮다고 몇 시간을 그늘도 없는 곳에 앉아있었더니 kf94 마스크 라인 따라서 얼굴이 탔다. 못 볼 꼴이다. 독자의 눈 보호를 위해 사진을 올리지는 않겠다.

그렇게 오래 있어도 안 힘드냐고 물으니 해녀들은 "혼자면 당연히 그렇게 오래 못 있겠지만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주니 버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 오랜 작업에도 예전 같지 않아

쉴 틈 없이 성게를 채취하는 베테랑 해녀 [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오전 9시 반쯤부터 시작한 물질은 오후 2시쯤 돼서야 성게를 가득 짊어지고 육지로 나왔다. 기운이 빠질 대로 빠진 채로 나온 해녀들에게 "고생한 보람이 있다. 정말 많이 잡았다"고 했더니 이 정도면 예전에는 2시간이면 다 건졌을 양이다"고 했다.

이성녀 해녀회장은 "옆에만 봐도 낚시객들이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에 둥둥 떠다니고 있고, 거기다 기후변화 때문인지 어획량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한탄했다.

해녀들이 성게를 채취하는 바로 인근에는 누군가 버린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늘 그렇듯 버리는 사람 따로 있고, 줍는 사람 따로 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다른 해녀들도 과거를 회상하며 넌지시 이야기를 꺼내며 "전에는 돌멩이만 들춰봐도 전복이 나오고, 문어, 해삼 온갖 해물들이 다 나왔는데 이제는 더 깊은 바다로 들어가도 건질 것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했다.

◆ 바다가 좋아서

4시간 동안의 물질의 결과물은 해녀의 남편, 이웃 등이 트럭으로 한 곳에 옮겨 놓는다. 많이 건진건 줄 알았는데 옛날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양이라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마트에 가서 장 보듯, 바다에 들어가기만 하면 당연하게 성게·소라·해삼이 잡히는 것이 아녔다. 그래서 해녀들은 농사일도 함께 한다고 했다. 물질이 끝난 이후엔 집으로 돌아가서 밭도 가꿔야 했다. 금채기에 벌이가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란다. 그러다 보니 1년 365일 쉬지를 못한다고 했다.

채취한 성게는 어디로 팔려 나가냐고 물으니 손질부터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알맹이 채로 주면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다며 집에서 성게 손질을 마친 뒤에 어촌계 사무실로 가져와야 판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먼 바다까지 나가서 뿔소라를 채취한 해녀들은 걱정이 더 많다. 약 90%가 일본 등으로 수출 되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수출길이 막혀서 판로가 걱정이라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뿔소라를 채취하러 간 해녀들의 경우는 깊은 바다까지 들어갔기에 배로 실어 와야 했다. 이렇게 고생해도 최근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내수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판로가 많이 없다고 했다. 특히 뿔소라는 약 90%가 일본 등으로 수출되고 있어 물질을 한 달에 한 번 정도밖에 하지 않는단다.

그럼에도 해녀들은 바다로 향한다. 윤희옥 해녀는 비록 판로가 막히고 몸이 힘들어도 물고기 헤엄치는 모습, 맑은 바닷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더 행복한 것은 따로 있었는데 핸드폰 속 사진을 보여주며 "자식들에게 자랑스러운 '어머니'로 남고 싶었어요. 해녀 일을 하며 자식들을 키웠거든요."

윤희옥 해녀가 채취한 성게. 해녀라서 자랑스럽다고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해녀들이 깊은 바닷속에서 잡아온 것은 '성게'도 '뿔소라'도 아닌 '어머니의 사랑'이었다.

◆ 제주 바다에 울려퍼진 걱정·원망·탄식의 한숨 소리

해녀들이 채취한 성게는 집에서 손질 후에 어촌계 사무실에서 무게 측정 후 수협, 상인들에게 당일 판매된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바다를 이토록 사랑하는 해녀들에게 요즘 큰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고 했다. 일본 정부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오염된 물을 방사성 농도를 낮춰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충격에 잠을 못 자고 있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충분히 희석해 주변 환경과 안전에 위험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다량의 오염수를 장기간에 걸쳐 바다로 흘려보내는 일은 전례가 없어 환경과 건강에 미칠 영향도 미지수다. 게다가 해녀들은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기 때문에 이 같은 일본의 결정에 대해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녀들은 이토록 깨끗한 청정 바다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했다. 우리 식탁에 오를 음식을 생각해서라도 [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문국자 해녀는 "50년 넘게 물질하면서 이런 날벼락은 처음이다. 우리 해녀들은 물질하는 동안 자연스레 바닷물도 마시고 할 텐데 그 물이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라고 생각하면 해녀들이 얼마나 피해를 보겠냐"며 "무엇보다 방사능에 오염된 성게·해삼 등을 사먹고 싶은 생각이 들겠냐"고 토로했다.

또 "우리의 생업을 다 떠나서 이토록 지켜온 청정 바다가 오염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재앙이 아니고 뭐가 재앙이겠냐"며 "일본 정부의 결정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 청정바다 지키고파

물속에서도 넘어지는게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수영할 줄 아는데도 수심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건 공포 그 자체였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22일 오전에는 도시해녀 장성우 대표의 도움을 받아 직접 바다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수영 강습을 몇 개월 받았기에 수영에는 자신이 있다고 했다. 해녀복, 태왁을 준비해서 바다에 들어간 순간 바닷물을 엄청 들이마셨다. 막연히 수영장처럼 숨 참고 들어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녔다. 파도가 출렁이고 귀는 이명이 왔다. 물질이 익숙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진짜 해녀처럼 납 벨트를 하고 바다에 들어갔다면 진짜 정신줄을 놓은 순간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수영장과 너무 다른 상황에 당황해서 허우적거리고 있으니 장 대표의 도움을 받아 물에 뜨는 법부터 다시 배운 뒤에서야 잠수에 성공했다.

채취할 것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잠수하는 게 제일 어려웠다. 멋있게 찍히고 싶었는데 엉거주춤하게 찍혔다. 오른쪽 손을 자세히 보면 문어가 먹물 내뿜고 있는거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직접 바닷속으로 들어가 본 광활한 바다는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만큼 깨끗했다.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다큐멘터리에서나 볼 법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무리 지어서 돌아다니고, 바위 밑에는 문어가 기어다니는 것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깨끗했다. 해녀의 말처럼 이 깨끗한 바다를 지킬 수 없다면 그것이야말로 재앙이지 다른 것이 재앙인가 싶을 정도로 왜 그토록 이 바다를 지키고 싶어 했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

사진으로는 수심이 별로 안 깊어 보이지만 수영 초보들은 공감할거다. 땅에 발지 닿지 않는 곳에서 수영하는게 얼마나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건지. 마음은 이미 심해 깊은 곳을 수영하는 기분이었다.[사진=전경훈 기자] 2021.04.25 kh10890@newspim.com

에필로그(epilogue). 처음 물질을 시작한 지 10분 만에 체력이 방전됐다. 태왁을 이용해 체력을 보충하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오리발을 동동 구르고 있어야 해서 쉽게 지쳤다. 80세가 넘는 고령의 해녀들이 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바다에서 나오지 않고 물질을 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수산시장을 가고, 마트에 가면 늘 있던 것들이 그냥 오는 게 아녔다. 어머니들의 땀과 눈물, 고통을 통해 우리 앞에 놓여지는거였다. 가격이 왜 그렇게 비싸냐고 깎으려고 했던 내가 조금은 반성하게 됐다.

또, 내가 좋아하는 문어숙회를 외국산이 아닌 청정 바다에서 잡은 국산으로 먹고 싶기에 나부터 더 노력하기로 했다. 물질이 끝난 후 돌아가는 길, 바다에 왜 락스통이 버려져 있는지 담배꽁초는 왜 있는지 모르겠지만 버려진 쓰레기들을 하나, 둘 주웠다. 조금은 바다가 깨끗해졌으면 해서. 우리 것은 우리가 소중히 다뤄야 하니까.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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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 추진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설희 인턴기자= 정부가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과 미국 원전 원천기술 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대미 전략투자 후속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국내 원전 상장사의 실제 사업 참여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율과 신규 원전 노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는 지분 투자 자체보다 국내 업체가 설계와 설계·조달·시공(EPC), 주기기와 보조기기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사업권을 확보하는지가 향후 수주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 지분보다 사업권…韓 역할 명문화 관건 23일 산업통상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후속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미국 측과 5~10% 수준에서 협상 중이다. 미국 신규 원전 8기 가운데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와 한국이 개발한 APR1400 2기로 구성하는 방안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AI 일러스트=설희 기자] 증권가에서는 지분율 자체보다 향후 미국 원전 사업에서 국내 기업이 실제로 확보할 사업 범위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AP1000 사업에서는 과거 공급 이력과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존 협력관계가 신규 수주로 이어지는지가 상장사별 실적을 가를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업별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AP1000 핵심 주기기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에이치아이도 원전 보조기기(BOP) 공급 이력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 설계·조달·시공(EPC)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향후 미국 원전 사업 구체화 과정에서 실제 수주로 연결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2027년이 원전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장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의 공급망 금융지원과 한국의 대미 원전 투자 구체화가 맞물리면서 미국 원전 관련 프로젝트의 진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두산에너빌리티, 美 AP1000 주기기 공급…추가 물량 기대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AP1000 공급망에서 직접적인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보글과 V.C.서머 AP1000에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를 공급한 경험이 있어 신규 미국 원전 사업에서도 기존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추가 수주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웨스팅하우스 인수 시 AP1000 사업에서도 원자로용기(RV)·증기발생기(SG) 외 추가 공급 범위(Scope) 발주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미투자 자금 집행에 따라 공기 단축 위해 동사가 생산하는 장납기 품목에 대해 선발주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 전경.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는 제작기간이 긴 핵심 주기기다. 미래에셋증권은 대미 원전 투자 과정에서 기존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뿐 아니라 추가 기자재까지 두산에너빌리티의 공급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도 미국 에너지부(DOE)의 금융지원으로 장납기 기자재 발주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지난 6월 DOE가 발표한 장납기 기자재 조달 대출 프로그램에 따라 최종투자결정(FID) 이전 주요 기자재 발주가 가능해졌다"며 "AP1000 핵심 장납기 기자재 공급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가 당겨지면서 원전 기자재 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KB증권은 향후 가장 먼저 나올 대형원전 기자재 발주 대상으로 웨스팅하우스와 미국 전력사업자가 구성하는 특수목적법인(SPV)의 장납기 기자재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미국 신규 원전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가 다른 원전 밸류체인 업체보다 먼저 수주를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현대건설, 웨스팅과 EPC 협력…美 사업 확대 기대 현대건설은 기자재가 아닌 EPC 분야에서 웨스팅하우스와 직접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2년 웨스팅하우스와 AP1000 글로벌 사업 공동 참여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프로젝트별 계약을 통해 EPC 분야 우선 참여 협상권을 확보했다. 이후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은 실제 해외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4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계약을 시작으로 슬로베니아 원전 타당성조사, 핀란드 원전 사전업무착수 계약에 참여했으며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의 프로젝트 매터도어에서는 기본설계(FEED)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공동으로 글로벌 확대 추진 중인 대형원전 AP1000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파트너십을 현대건설의 미국 원전 진출 경쟁력으로 평가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 노형의 경우 벡텔과 함께 핵심 건설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원전 영역에서 실질적 수주와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DOE)의 금융 지원, 웨스팅하우스와 잠재적 파트너들과의 의향서(LOI), 그리고 한국의 대미투자 가능성 등을 감안 시 미국 내 원전 프로젝트가 조만간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현대건설의 미국 원전 프로젝트 참여 가시성도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도엽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원전은 팀코리아 및 웨스팅하우스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며 "불가리아 AP1000 대형원전은 하반기 중 엔지니어링 서비스 계약(ESC) 2차 계약 체결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 BHI, 美 AP1000 복수기 공급…BOP 수주 주목 비에이치아이도 미국 AP1000 공급 실적을 갖고 있다. 비에이치아이는 발전용 설비를 설계·제작하는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주력 제품인 배열회수보일러(HRSG)와 함께 원자력발전 보조기기(BOP)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보글과 V.C.서머 AP1000에는 복수기를 공급한 이력이 있다. 원전 BOP는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리딩투자증권이 제시한 올해 2분기 기준 매출 구성은 HRSG가 65%로 가장 높고 보일러 22%, BOP 5%, 기타 8% 순이다. 미국 신규 원전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현재 비중이 낮은 BOP 사업이 추가 성장 축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비에이치아이 로고. [사진=비에이치아이] 한제윤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아이의 수주 흐름과 관련해 "연간 신규 수주는 올해도 1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HRSG 신규 수주는 약 5000억원이며, 하반기에도 약 40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가 수주 대기 중인 것으로 추산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 텍사스에서 추진되는 대미 투자 1호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과 관련해서도 비에이치아이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HRSG 8~10기 발주를 가정할 경우 잠재 수주 규모를 약 4000억~5000억원으로 추정했으며 과거 미국 칼파인(Calpine)에 HRSG를 공급한 이력이 있다는 점도 수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조재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대미 투자에 따른 미국 사업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 시장 진입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적인 멀티플 확장을 기대한다"며 비에이치아이가 미국 사업에 진입할 경우 기존 국내와 아시아 중심의 사업 지역을 북미로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winter1004@newspim.com 2026-09-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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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은, 女공기권총 10m 금메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사격의 에이스 추가은(임실군청)이 눈부신 총성을 울리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일곱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한국 사격이 거둔 첫 번째 금메달이다. 세계랭킹 23위 추가은은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246.3점을 쏴 셴이야오(중국)를 무려 5.0점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추가은은 고니시 유카리가 2017년 세운 결선 아시아 기록(245.3점)과 팔락(인도)이 항저우 대회에서 세운 아시안게임 기록(242.1점)을 모두 갈아치우는 기력을 발휘했다. 조라나 아루노비치가 세운 세계기록(246.9점)에도 불과 0.6점 모자란 엄청난 기록이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추가은. [사진=대한사격연맹] 2026.09.23 psoq1337@newspim.com 앞서 열린 본선에서도 추가은의 활약은 빛났다. 추가은은 582점(엑스텐 19개)을 기록해 종전 아시안게임 본선 기록을 1점 경신하며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김보미(부산시청), 오예진(IBK기업은행)과 함께 나선 단체전에서도 1,730점을 합작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이 종목 단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추가은. [사진=대한사격연맹] 2026.09.23 psoq1337@newspim.com 다만 김보미와 오예진은 각각 574점(엑스텐 22개, 20개)으로 10위와 12위를 기록해 8위까지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두 선수 모두 8위와 1점 차에 불과해 아쉬움을 삼켰다. 홀로 결선 무대에 선 추가은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결선 첫 번째 스테이지 첫 발을 10.1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네 발을 모두 10점대 언저리에 맞추며 51.8점으로 단숨에 선두에 올랐다. 두 번째 시리즈 초반 주춤하기도 했으나 10.3점으로 마무리하며 청연칭, 셴이야오, 장란신 등을 제치고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추가은. [사진=대한사격연맹] 2026.09.23 psoq1337@newspim.com 본격적으로 한 명씩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스테이지에 접어들면서 추가은의 독주가 시작됐다. 10.1점과 10.7점을 연달아 꽂아 넣은 뒤,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10.8점과 10.7점에 적중하며 143.9점을 기록해 2위 셴이야오와의 격차를 벌렸다. 세 번째 시리즈가 끝난 뒤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다른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사이 추가은은 더욱 달아났다. 셴이야오에 4.1점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마지막 시리즈에서도 10.6점과 9.8점에 적중하며 완벽하게 우승을 확정 지었다. psoq1337@newspim.com 2026-09-23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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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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