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대원 23명·야생동물통제 2명도 중노위서 '부당해고' 인정받아
시설관리 "다른 업무에 가점 배려 외에 방법 없어 설명할 것"
김경욱 사장 "일괄 해결·해고자 구제 입장 변화 없어"
행정소송으로 시간 벌어…카트·보안검색 등 해결방안 모색할 듯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가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직고용 과정에서 해고된 소방대원을 복직시키라는 중노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자회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공사 차원의 구제 노력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회사 문제를 일괄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던 김경욱 공사 사장 역시 입장이 변한 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소방대원 외에 공사 노조와 갈등하고 있는 여객보안검색 직고용 문제 등을 적어도 연내 해결한다는 의지다.
◆ 시설관리 "소방대 업무 공사로 이관, 방법 없어"…소방대원 23명 등 역시 중노위 '부당해고' 판정
29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시설관리는 지난 20일 서울행정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소방대원 부당해고 판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중노위는 지난 8일 공사 직고용 과정에서 탈락한 소방대원 2명이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재심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작년 11월 시설관리의 부당해고를 인정한 지노위 판정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같은 이유로 구제신청을 냈던 소방대원 23명, 야생동물통제 2명 역시 지난 1월 지노위 판정에 이어 27일 중노위로부터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시설관리 측은 소방대 업무가 모두 공사로 이관돼 소방대원을 채용할 방법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설관리 관계자는 "소방대가 아닌 시설관리에 있는 다른 업무로 근무를 원할 경우 가점을 줘서 배려하겠다고 안내를 했지만 소방대원들은 기존 업무를 요구하고 있어 다시 한 번 행정소송으로 회사의 상황을 설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소방대원 23명과 야생동물통제 2명에 대해서도 행정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시설관리의 행정소송 제기로 해고 소방대원 문제는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만약 소송하지 않을 경우 자회사가 해고자를 30일 내로 복직시키라고 명령한 중노위 판결이 확정, 사안은 더 복잡해진다. 소방대 업무를 요구하는 해고자들을 시설관리가 고용하면 같은 업무를 하는 소방대원이 공사와 자회사에 별도로 소속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영종도=뉴스핌] 정일구 기자 =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인천공항 개항 2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1.03.29 mironj19@newspim.com |
◆ 김경욱 사장 "일괄 해결 입장 변화 없어"…소방대 외 카트·여객보안검색 등 해법 도출 '관심'
관심이 쏠리는 것은 공사 차원의 대응이다. 김경욱 사장은 앞서 뉴스핌과 통화에서 "소방대, 아생동물통제, 카트노동자 등 (자회사 문제는) 서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어서 하나만 정리하기보다 한꺼번에 해결해야 한다"며 일괄 해결 필요성을 언급했다. 해고 소방대원에 대해 구제 방침도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은 이런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화에서 "자회사 상황도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지만 기존 입장이 변하지는 않았다"며 "한 부분만 먼저 결정할 수 없다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관리 측이 행정소송을 제기해 시간을 벌어 놓은 동안 공사 차원에서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인천공항에는 해고 소방대원 외에 협력사 소속의 카트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요구와 여객보안검색 직원 직고용 갈등 등이 산적해 있다.
특히 여객보안검색의 경우 작년 6월 공사가 직고용을 발표했지만 공사 노조의 반발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공사 노조는 소방대원 해고가 직고용 과정의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며 자회사 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여객보안검색과 소방대원은 직고용 과정에서 기존 직원 보호방안이 충분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해고 소방대원 구제 역시 해법 마련이 쉽지 않다. 소방대원들은 공사 직고용을 주장하는 반면 공사 내부는 중노위 판정 내용을 고려할 때 자회사로 복귀하는 게 맞다고 보는 분위기다.
김경욱 사장은 연내 자회사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매일 농성하는 분들은 생활에도 지장이 있기 때문에 한없이 끌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시한을 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연내에는 매듭지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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