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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 쿠팡 김범석 의장 '동일인 지정' 피했다…정의선·조현준 총수로 변경

기사입력 : 2021년04월29일 12:00

최종수정 : 2021년04월29일 12:07

공정위, 2021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 발표
김범석 특혜 논란…공정위 "제도 개선할 것"

[세종=뉴스핌] 민경하 기자 = 공정당국이 새롭게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쿠팡의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했다.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이 외국 국적이고 기존 외국계 기업집단 사례를 참고했다고 하지만 특혜논란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자동차는 정몽구 전 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효성은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동일인이 각각 변경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도 대기업집단 지정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71개로 지난해보다 7개가 늘었다. 쿠팡·현대해상·중앙 등이 신규 지정됐다.

◆ 공정위 "외국인 총수 불가능"…현행제도 미비점 인정

공정위는 쿠팡의 동일인으로 '쿠팡㈜'을 지정했다. 사상 첫 외국인 총수가 유력했던 김범석 의장은 동일인 지정을 피하게 됐다.

동일인은 그 기업집단을 대표하며 책임이 부여된다.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과 배우자가 공시 의무대상이 되며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고 적발될 경우 검찰 고발될 수 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2020.03.11 nrd8120@newspim.com

당초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은 확실해 보였다. 공정위는 동일인을 지정할 때 기업집단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김 의장은 미국 상장사에 적용되는 차등의결권 제도로 의결권 비중이 76.7%에 달하며 쿠팡을 창업한 후 지금까지 실질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김 의장을 지정하지 않은 이유로 ▲기존 외국계 기업집단 사례에서 국내 최상단 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해온 점 ▲현행 제도가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에 미비한 점 ▲계열회사 범위에 차이가 없는 점을 들었다.

김재신 부위원장은 "쿠팡이라는 기업집단을 김범석이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명백하게 판단했다"며 "다만 그를 국내법에 의해서 새로운 의무나 형벌의 제재대상이 되는 동일인으로 지정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다른 문제라고 봤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혜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김범석 개인이 가지고 있는 국내 회사라던지 친족이 갖고 있는 국내회사는 전혀 없다"며 "따라서 쿠팡을 지정하든 김범석을 지정하든 계열 집단의 범위에 변화가 없고 사익편취 규제 행위도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제도의 미비점을 인정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는 동일인의 정의·요건 등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제도의 투명성이나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지정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을 추진해 규제 사각지대를 방지하고 규제의 현실적합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현대차 정의선·효성 조현준 동일인 지정…"대기업 2세 동일인 변경 지속 검토"

한편 공정위는 동일인 변경을 신청한 현대자동차와 효성의 총수를 새롭게 지정했다. 현대자동차는 정몽구 전 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동일인이 변경됐으며 효성 또한 조석래 명예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변경됐다.

공정위는 동일인 변경에 앞서 올해 처음으로 지정자료 제출 전 동일인 확인 절차를 시행했다. 현대자동차와 효성의 ▲외형상 지배력 ▲실질적 지배력 ▲기타 고려사항을 모두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주력회사 회장으로 취임한 점 ▲정의선 회장이 사실상 최다출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점 ▲현 동일인인 정몽구 전 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을 감안했다.

효성 또한 ▲조현준 회장이 최다출자자인 점 ▲대규모 투자결정 등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점 ▲현 동일인인 조석래 명예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이 감안됐다.

공정위는 이처럼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는 기업집단에 대해 동일인 세대교체를 지속 검토할 방침이다.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2세들을 동일인으로 판단해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위원장은 "동일인 변경을 신청한 곳은 현대자동차와 효성 외에 한 군데가 더 있었다"며 "실질적으로 변경의 필요성이 있는 곳, 사실과 법리에 부합하는 곳은 현대자동차와 효성이라고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204m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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