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모욕적 표현을 감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 수용"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4일 경찰이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의 전단지를 살포한 시민을 모욕죄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것에 대한 비판이 연일 제기되자 고소취하를 지시했다. 참여연대, 정의당 등 진보진영에서까지 비판행렬에 동참하자 한발 물러선 것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전단지 살포에 의한 모욕죄 관련해서 처벌의사를 철회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1.05.03 photo@newspim.com |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들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혐오스러운 표현도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 때문에 용인해 왔다"며 "그러나 이 사안은 대통령 개인에 대한 혐오와 조롱을 떠나 일본 극우 주간지의 표현을 무차별적으로 인용하는 등 국격과 국민의 명예, 남북관계 등 국가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했던 것"이라고 고소에 이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을 받아 모욕적 표현을 감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수용해 이번 사안에 대한 처벌의사 철회를 지시한 것"이라며 "앞으로 명백한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정부에 대한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고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적어도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취지에서 개별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국격과 국민의 명예, 국가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 유포를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신중하게 판단한다는 것이 모욕죄로 고소할 일이 있으면 또 고소할 수 있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결론적으로, 단정적으로 말씀 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사안의 경중이나 정도에 따라서 열려 있다고 보셔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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