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가위 이용한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박현규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CRISPR-Cas9) 시스템에 의해 구동되는 엑스파(EXPAR) 반응을 이용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크리스퍼는 유전자 편집 기술로 DNA를 가위로 자르듯이 특정 부위를 자를 수 있으며, 가이드 RNA(guideRNA)와 Cas9 단백질로 구성된다. 안내자 역할을 하는 guideRNA가 특정 유전자의 위치를 찾아가는 역할을 하고, Cas9 단백질이 유전자를 잘라내는 가위 역할을 한다.
CRISPR-Cas9 시스템에 의해 구동되는 EXPAR 반응을 이용한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기술의 모식도 [자료=한국과학기술원] 2021.05.11 biggerthanseoul@newspim.com |
엑스파 기술은 약 30분의 짧은 반응 시간 내 최대 1억(108)배의 표적 핵산 증폭 효율을 구현해 높은 활용 가능성을 보유한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유전자 돌연변이를 검출하기 위해 중합 효소 연쇄 반응(PCR)을 이용한다. 다만, 현재까지 개발된 유전자 돌연변이 검출기술들은 낮은 특이도, 낮은 검출 성능, 복잡한 검출 방법, 긴 검출 시간 등의 단점들을 지니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행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크리스퍼 시스템을 활용해 검출 특이도를 높이고 엑스파 등온 증폭 반응을 통해 검출 민감도를 크게 향상시켜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고감도(검출 한계: 437 aM)로 30분 이내에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기존 기술 대비 증폭효율 약 10만 배 증가, 검출 시간 약 50% 감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구팀은 2개의 Cas9/sgRNA 복합체로 구성된 크리스퍼 시스템으로 유전자 돌연변이의 양 끝단을 절단했다. 절단된 짧은 이중 나선 유전자 돌연변이가 엑스파 반응을 구동시키고 엑스파 반응 생성물을 통해 형광 신호가 발생하도록 설계해 표적 유전자 돌연변이를 고감도로 매우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염색체 DNA 내 HER2와 EGFR 유전자 돌연변이 역시 성공적으로 검출할 수 있었다.
이같은 유전자 돌연변이는 유방암 및 폐암의 발생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특정 치료 약제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기 위해서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중요한 바이오 마커다.
박현규 교수는 "이번 기술을 통해 암 등 다양한 질병에 관여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고감도로 검출해 다양한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를 구현하는 데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자연·김수현 한국과기원 생명화학공학과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영국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나노스케일(Nanoscale)'에 올해 15호 표지(Back cover) 논문으로 지난달 14일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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