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공식 입장에 "상당히 세다"던 박 장관…회동 먼저 제안
"심각한 문제로 판단"…법무·검찰 갈등 재점화 진화 나서나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과의 갈등을 빚고 있는 직제개편안과 관련해 "어젯밤 김오수 검찰총장과 만나 견해 차이를 상당히 좁혔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9일 오전 8시37분경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검찰청이 공식 반대 입장을 낸 직제개편안 관련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0대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5.26 mironj19@newspim.com |
박 장관은 "어젯밤에 김오수 총장을 만나서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며 "조직개편안과 관련해서 법리 등 견해 차이를 상당히 좁혔다"고 강조했다.
이어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형사부 직접수사 관련 부분도 이야기가 나왔느냐'는 질문에 "포괄적으로 대화를 나눴다"고 답했다. 또 '장관 승인 관련 부분도 논의가 됐는가'란 물음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박 장관은 "구체적인 내용은 앞으로 더 진행이 돼야 한다"며 "어제 (만남에 대한)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고 자세한 언급은 자제했다.
박 장관과 김 총장의 갑작스런 회동은 법무부 측 제안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장관은 먼저 회동을 제안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워낙 심각한 문제로 비춰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뵙자고 했고 (김 총장도) 흔쾌히 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소통을 잘 하자는 공감대는 인사안 협의 때 있었다"며 "(앞으로도) 소통을 자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대검 측은 "김오수 검찰총장은 어제 저녁 법무부 장관을 만나 대검의 입장을 상세히 전달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대검은 전날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 축소를 골자로 한 직제개편안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특히 형사부 '6대 범죄' 직접수사 제한과 관련해 "일선 청 형사부의 직접수사를 직제로 제한하는 것은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검사의 직무와 권한, 기관장의 지휘, 감독권을 제한할 수 있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들이 민생과 직결된 범죄에 대해 검찰이 직접 수사해주길 바라더라도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할 수 없는 공백이 발생한다"며 "그동안 공들여 추진해 온 형사부 전문화 등 방향과도 배치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 승인 부분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등 여러 문제가 있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일선 청 검사들도 대부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형사부 직접수사에 대한 검찰총장 승인 등의 통제 방안은 수사 절차에 관한 것이므로 업무분장을 규정하는 직제에 담기보다는 대검 예규나 지침 등으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냈다.
대검 공식 입장을 접한 박 장관은 짐짓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박 장관은 같은 날 국무회의 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복귀하는 길에서 "(대검 발언이) 상당히 세다"며 "법리에 대한 견해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반대 입장 표명에) 오늘 바로 반응하기는 좀 그렇다"면서도 김 총장을 만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봐야죠"라며 추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의 조직개편안 초안에 담긴 내용 대부분은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으로 국무회의를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검찰 내부의 조직적인 반발로 직제개편 작업이 난항에 빠질 경우 검찰 고위급 간부 인사 후속 조치인 중간간부 인사 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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