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이 기사는 6월 10일 오후 3시00분 AI가 분석하는 투자서비스 '뉴스핌 라씨로'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최근 이른바 '두슬라'의 고공 질주에 기관 투자자들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두산중공업이 원자력발전 테마에 엮이며 '묻지마' 매수세가 유입, 펀더멘탈과는 무관하게 주가가 급등했다. 미처 담아두지 못 한 기관들로선 수익률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을 필두로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난감해졌다.
A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기관들로선 많이 불편한 상황"이라며 "급하게 올랐다고 해서 차익실현하고 비워뒀는데 더 올라버리니 (펀드) 수익률이 벤치마크보다 못한 상황"이라고 답답해 했다. 수익률이 나빠지게 생겼는데 그렇다고 이제와서 따라 들어갈 수도 없으니 더 고민이라는 전언이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 또한 "두산그룹주 전체 시총이 약 20조 원이 된다"면서 "이 정도면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지수를 움직이는 정도는 아니지만 기관들이 벤치마크 대비 언더퍼폼하게 만든다. 기관들 펀드 수익률 안 좋을 거다. (두산을) 비워놨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으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주가다"라고 했다.
[로고=두산] |
실제 두산중공업 주가는 지난달 이후 가파르게 올랐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 초까지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테슬라에 빗대어 시장 안팎에선 '두슬라'로 불린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원전 산업에서 협력을 확대, 해외 시장에 공동 진출키로 했다는 소식이 기폭제가 됐다.
두산중공업은 5월 한 달간 42.7% 오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7일 3만2000원(종가 기준)을 찍으며 60.8% 더 뛰었다. 두산중공업이 34.3% 지분을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5월 19.9% 상승 후 이달 7일까지 주가를 32.4% 추가로 높였다.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은 같은 기간 상승률이 각각 38.3%, 17.8%에 이른다.
C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그냥 테마가 붙었기 때문"이라며 "지금 테마별로 순환매되는 상황인데 그나마 관련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면 다들 달라붙고 있다. 펀더멘탈로는 설명 안 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매니저는 "최근 2~3일 조정은 차익실현도 있고, CB도 많아서 숏 치고 나가는 것 같다"면서 "오래 물려 있던 사람들 털고 나가는 것 같은데 코인 장이 안 좋으니 코인에서 빠져나온 돈들도 들어오고 아주 난리"라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8일 20%대 낙폭을 기록하며 조정받은 데 이어 이날도 오후 2시 10분 현재 10%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도 이달 8일 12.83% 하락했고, 이날엔 5%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산은 지난 8일 이후 이날까지 3일 연속 내림세다. 기관과 외국인 모두 매도세가 강한 가운데 개인들이 매물을 받아내는 모습이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솔직히 답 없는 상황"이라며 "두산중공업이 단순히 보면 주 비즈니스가 원자력이 아니고 석탄·화력이다. ESG 관점에서도 안 맞다. 인프라코어는 중국 쪽 성장이 둔화되기도 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두산이 잘하는 건 사실이다. 글로벌리 (관련 기업들이) 다 망해서 웨스팅하우스 정도 빼곤 두산밖에 없다. 그런데 원천기술이 없다. 보일러 쪽, 터빈에서 주문대로 제작만 하는 업체다. 바이오로 치면 일종의 CMO 비슷한 건데 레코드가 길고 하니까 그보단 좀 낫긴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하는 건 맞지만, 아무리 그래도 원전이 무한정 갈리는 것도 아니고 재무구조도 형편 없다"고 덧붙였다.
올 1분기 말 현재 두산중공업 부채비율은 약 265.3%다.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 두산중공업은 자체적으로 인력 구조조정과 더불어 클럽모우CC 등의 자산을 매각하고, 1조 212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올해 2월에는 현대중공업그룹과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단기 급등 후 숨고르기에 들어간 두슬라. 향후 흐름은 어떻게 될까.
A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결국 주가는 펀더멘탈에 회귀하니 다시 빠지겠지만, 천천히 빠질지 급하게 빠질지는 알 수 없다. 일단 크게 올라가면 빠지는 것도 천처히 빠진다. 요새 돈이 갈 곳이 별로 없기도 하다"라며 "다만, 이게 테마가 또 빨리 돌 수 있다. 개인들도 다 알고 있을 거고, 이걸 던지기 시작하면 갑자기 빠질 수도 있어 주가 예측은 어렵다"고 했다.
C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사실 대주주만 좋은 것"이라면서 "증자 유혹이 커질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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