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조리병 업무부담 경감대책 발표
조리용 로봇 도입하고 평일조식엔 민간조리원 투입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국방부가 조리병 업무과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군과 해병대에 1000여명의 조리병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의 '조리병 업무부담 경감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3일 국방부가 공개한 조리병 업무 현장. 육군 9사단 참독수리대대 조리병들의 모습. [사진=국방부, 국방일보] |
최근 군에서는 격리장병 급식지원 등으로 조리병이 그전보다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부실급식 논란이 불거지고 군 수뇌부 현장시찰이 늘어나면서 조리병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방부는 이러한 조리병의 업무부담을 낮추기 위해 오는 하반기부터 상황·통신 등 군별 필수인력을 제외한 행정지원인력을 적극적으로 감축해 조리병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육군과 해병대에 1000여명의 조리병을 추가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2021년 하반기 민간조리원을 조속히 채용하는 동시에, 2022년 민간조리원 편성기준을 확대해 조리 취약시간대인 '평일조식'에 민간조리원이 투입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가령 현재는 취사장 1명당 80명분의 식사를 책임지는데, 앞으로는 같은 시간대에 2명을 배치해 부담을 줄인다는 이야기다. 근무 시간도 오전 6시∼오후 3시, 오전 10시∼오후 7시로 구분한다.
또 조리병의 조리·배식업무 외 부가적인 업무부담 경감을 위한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조리병들은 취사장 청소, 잔반 처리, 후식류 지급 등의 부가 업무에도 투입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부대별 여건과 지휘관 판단 하에 '급식지원 도우미' 제도를 보다 적극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 3일 국방부가 공개한 조리병 업무 현장. 공군 3여단 8978부대 조리병의 모습. [사진=국방부, 국방일보] |
현대화된 조리기구도 현장에 투입한다.
먼저 야전부대 현역 조리병들의 의견과 요식업계 전문가 조언을 참조해 조리병의 요리시간을 단축하고, 구이류와 찜류 등 다양한 형태의 조리가 가능한 오븐기를 2021년 말까지 분·소대급 소규모 취사장을 포함한 모든 취사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야채절단기를 확대 보급해 조리병의 야채류 처리를 용이하게 해 주고, 취사장 청소에 필요한 고압세척청소기도 지속적으로 보급한다.
대규모 취사장 내 조리업무 중 튀김요리 등 위험도가 높고 체력 소모가 많은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하기 위해 민간에서 활용되는 조리용 로봇도 시범 도입 및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업한다.
특히 주말과 휴일에도 계속되는 조리업무로 쉬지 못하고 있는 조리병들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주말과 휴일에는 장병들이 선호하는 완제품 형태의 '간편식'(찌개류·즉석밥·반찬류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급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조식에는 MZ세대 장병들이 선호하는 '간편 뷔페형 조식'을 제공하는 방안을 시범부대를 선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미 실시하고 있는 배달음식, 브런치 등 급식혁신사업과 병행할 경우 매월 24회에 이르는 토·일요일 조리부담이 약 3분의 1가량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국방부가 공개한 조리병 업무 현장. 공군 3여단 8978부대 조리병들의 모습. [사진=국방부, 국방일보] |
국방부는 조리병 업무부담 경감과 함께, 장병들의 선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급식시스템으로의 개편도 추진한다.
우선 전방부대는 현재의 '군단급 단위'에서 '사단급 단위'로 급식관리시스템을 개편하고,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eaT)'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eaT 시스템이란 학교가 식재료 공급업체를 선정·계약하기 위한 전자조달시스템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농수산물의 전자거래 촉진을 위해 '지방계약법'에 근거해 2010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계약업체는 경쟁방식으로 결정된다.
이를 위해 하반기 영양사가 배치된 부대를 선정해 eaT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동시에 후방부대는 현재 육군 부사관학교 1개 식당에서 운용 중인 민간위탁 시범사업을 2021년 후반기부터 10여개 부대로 확대 적용해 시행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MZ세대 장병들의 선호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하고, 장병들에게 학교급식 수준의 급식을 제공할 것"이라며 "'급식도 전투력이다'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방안을 민간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처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