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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추미애 "부동산 불로소득 수술대에 올려야, 지대개혁은 근원적 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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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2시 파주서 대선 출마 선언
"통일한국 미래 설계, 통일대통령 되겠다"

[서울=뉴스핌] 김지현 기자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나라만 잘 사는 나라가 아닌, 국민이 잘 사는 나라로 가기 위해 구조화된 불공정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면서 대선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파주시 잇탈리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출마선언식에서 "토지와 부동산으로부터 발생되는 막대한 불로소득과 이를 독점하는 소수의 특권은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며 "지대개혁은 특권의 해체이며 극심한 양극화에 대한 근원적 처방"이라고 역설했다.

[파주=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경기 파주시 한 스튜디오에서 '사람이 높은 세상'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1.06.23 photo@newspim.com

그는 "신세대평화론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되살리고 멀리 통일 한국의 미래까지 설계하는 통일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한다면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숙제이자 사명"이라며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의 방향을 바꾸고,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화, 다시 시작'을 위한 최고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잇는 다음 대통령은 준비된 통찰과 당당한 자세로 이 시기를 맞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보편적 복지는 대폭 확대하고, 선별적 복지는 집중적 복지로 진화시켜 배제와 차등을 없애고 실질적인 복지 혜택을 돌려드릴 것"이라며 "보편적 복지와 집중적 복지가 조화를 이루는 '더블 복지국가'를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또 "기초학문과 인문학을 포기한 대학 교육으로는 21세기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를 키워낼 수 없다"며 "획기적인 교육 혁명으로 21세기형 인재를 키워내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팬데믹 이후 재편될 세계 질서에서 선도국가로서 주도적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며 "전략적 연대와 협력, 호혜주의에 기초한 세계질서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의 대선 출마선언문이다.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
국민의 품격을 지켜주는 선진강국으로 나아갑시다.


 신세대평화론, 통일대통령의 포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750만 해외 동포 여러분,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 추미애 인사드립니다.

저는 오늘 평화와 통일을 여는 길목, 파주 헤이리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합니다.

김대중 대통령님, 노무현 대통령님,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꿈을 품고 하늘 길, 땅 길로 넘나드셨던 그 길목입니다.

금방이라도 열릴 것 같았던 한반도 평화의 길이 지금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단된 조국의 대동맥을 다시 잇고, 겨레의 맥박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는 민족사적 서약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4년 전, 문재인 대통령과 동행하며 이 길목에서 보았던 '평화, 다시 시작'이라는 문구를 기억합니다.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한다면 한시라도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숙제이자 사명입니다.

평화는 늘 해치려는 자와 살리려는 자의 틈바구니에서 희망을 잃지 않은 자에게 찾아왔습니다.

저는 당대표 시절 '신세대 평화론'을 주창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대의 유언인 핵 무장론을 포기하고, '공포의 균형'에서 '공존의 균형'으로 나아가자는 제안이었습니다.

북핵 위기가 최고조였던 시점이라 보수야당의 거센 반발도 있었지만 불과 4개월 후 김정은 위원장은 화답이라도 하듯 전향적인 대화 의지가 담긴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곧이어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해 세계가 주목하는 평화올림픽이 되었으며, 두 달 후에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남북 정상 간의 역사적인 합의와 북미정상회담의 성과에도 국제사회의 제재로 결국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분단의 절벽 앞에 선 무기력감에 밤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최근 들어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다시 꿈틀대고 있습니다. 포기를 몰랐던 문재인정부의 집요한 설득과 노력으로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의 방향을 바꾸고,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평화, 다시 시작'을 위한 최고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잇는 다음 대통령은 준비된 통찰과 당당한 자세로 이 시기를 맞아야 합니다.

다음 정부는 한반도 대전환기를 맞아 능동적이며 주체적으로 평화체제를 마련하고 훗날의 통일을 단단히 준비해야 합니다.

담대하고 주도적인 남북 간 교류와 협력으로 멈춰선 평화경제의 꿈을 이루고 평화의 물길을 활짝 열어 가야 합니다.

우리의 청년세대와 북한의 신세대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하는 보다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한반도 평화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저는 신세대평화론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의 불씨를 되살리고 멀리 통일 한국의 미래까지 설계하는 통일대통령이 되겠습니다.


 21세기형 선진강국, 국민의 품격을 높이는 나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입니다. 군사력은 세계 6위의 나라입니다. 1인당 GDP는 이탈리아를 넘어 세계 7위를 기록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G7정상회의와 한미정상회담은 드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선진국이 되었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매우 자랑스러운 변화였습니다.

이제는 나라가 국민의 품격을 더욱 높여드려야 할 때입니다.
높아진 나라의 위상만큼 국민의 품격도 높아져야 합니다.

여전히 우리나라는 OECD 최고 수준의 양극화 국가입니다.
OECD 최저 수준의 출산율과 최고 수준의 자살율과 노인 빈곤율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복지 사각지대를 꾸준히 채워왔지만 여전히 챙기지 못한 곳이 많습니다.
청년 문제를 해결한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상실감에 주저앉고 있습니다.

보수야당과 보수언론, 일부 관료들은 재정건전성이 악화된다며 당장에 시급한 적극적인 재정 정책도 가로 막고 서 있습니다.

그 사이 지난 1년 간 우리나라 명품 소비증가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뉴스와
80세를 넘긴 한 노인이 일품을 팔다가 사고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겹쳐 들립니다.

꽁꽁 묶인 돈줄에 가계부채는 코로나 위기를 거치며 어느덧 2,000조를 육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모두가 환호만 할 수 없는 선진국의 문턱에서 저는 이런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방식대로 선진국을 따라가기만 한다면 양극화와 불평등, 불공정을 해소할 수 있는가? 우리 국민은 지금보다 더 행복해 질 수 있는가? 민주주의와 인권은 더 활짝 필 수 있는가?

구조화된 불평등과 불공정을 깨지 못한다면 우리가 추구해왔던 20세기형 선진국 모델로는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습니다.

나라와 몇몇 기업은 더욱 부강해질지 몰라도 국민 전체의 행복지수는 점차 줄어들 것이 자명합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은 국민의 품격을 높여주는 나라, 21세기형 선진강국입니다.

나라만 잘 사는 나라가 아닌, 국민이 잘 사는 나라로 가야 합니다.

먼저, 구조화된 불공정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겠습니다.
특히, 토지와 부동산으로부터 발생되는 막대한 불로소득과 이를 독점하는 소수의 특권은 과감하게 수술대에 올려야 합니다. 지대개혁은 특권의 해체이며, 극심한 양극화에 대한 근원적 처방입니다.

둘째, 인권에 반하는 모든 행정행위와 권력행사는 즉각 사라져야 합니다.
주권자 국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잘못된 법과 제도를 바로 잡고 권력기관의 선택적 정의로 고통 받던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합니다.

셋째, 보편적 복지와 집중적 복지가 조화를 이루는 <더블 복지국가>를 제안합니다.
보편적 복지는 대폭 확대하고, 선별적 복지는 집중적 복지로 진화시켜 배제와 차등을 없애고 실질적인 복지 혜택을 돌려드릴 것입니다.

넷째, 획기적인 교육 혁명으로 21세기형 인재를 키워내겠습니다.
기초학문과 인문학을 포기한 대학 교육으로는 21세기 4차 산업혁명이 요구하는 융합형 인재를 키워낼 수 없습니다.

다섯째, 전략적 연대와 협력, 호혜주의에 기초한 세계질서를 추구하겠습니다.
팬데믹 이후 재편될 세계 질서에서 선도국가로서 주도적 역할을 자임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은 21세기형 선진강국에 걸맞은 국민의 품격을 높이는 나라, 사람이 높은 세상으로 향할 것입니다.


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촛불시민 여러분!

사람보다 높은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보다 높은 것이 없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사람이 돈보다 높은 세상
사람이 땅보다 높은 세상
사람이 권력과 이념보다 높은 세상을 향해
여러분과 함께 손잡고 추미애의 깃발을 들고자 합니다.

추미애의 깃발은 여러분의 깃발이며, 이 시대의 깃발입니다.

<사람이 높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람을 높이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정치의 본령은 국민을 섬기는 것입니다.
국가의 본령 역시 국민을 섬기고 돌보는 것입니다.

주권재민의 정신은 이제 헌법에서 걸어 나와 우리와 함께 자유롭게 뛰어다녀야 합니다. 사람 아래 사람 없고, 사람 위에 사람 없는 그 평범하고도 간결한 평등의 진리가 빛을 발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정 촛불혁명의 정신이며 1300만 촛불의 염원이었습니다.

저는 제1야당의 당대표로서 여러분과 함께 촛불광장에 있었습니다.

촛불시민께 사회대개혁을 약속드렸습니다. 그 약속 잊지 않았습니다.

촛불정부의 탄생을 부탁드리며 수천 킬로미터를 다녔습니다.
여러분의 힘으로 1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냈습니다.

이제 촛불개혁 완수를 위해 민주정부 4기, 정권재창출의 출발점에 섰습니다.

이제 촛불의 시대는 지나갔다며 촛불 이야기 그만 하자는 분들도 계십니다.
입에 담기를 꺼려하시는 정치인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 추미애는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 광장에서의 약속을 지키고
촛불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간직해 왔습니다.

촛불시민이 계셨기에 검찰개혁의 험난한 여정을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촛불, 다시 시작'을 추미애와 함께 외쳐주시기 바랍니다.

 

 추미애의 정∙공∙법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촛불시민 여러분!

많은 국민들께서 추미애의 정치는 정공법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추미애의 정공법, 맞습니다.

정의! 공정! 법치!

김대중 대통령께서 독재와 분단에 맞서 정공법으로 싸우셨듯이
노무현 대통령께서 특권과 반칙에 맞서 정공법으로 싸우셨듯이
추미애는 불평등과 양극화에 맞서 정공법으로 싸워 이기겠습니다.

추미애의 정공법은 사람을 높이는 나라의 국정 원칙이 될 것입니다.

국민께서 위임한 권력을 허술하게 쓰지 않겠습니다.
단호한 개혁 의지와 강단 있는 추진력으로 선진강국으로 가는 도약의 발판을 만들겠습니다.

기득권세력의 선택적 정의와 가짜 공정, 초법적 행위에 맞서 정의와 공정, 법치의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나라의 기강을 흔들고 공적 권한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자들은 정의와 공정, 법치의 이름으로 단죄하겠습니다.

 

 민주당이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민주당은 다시 촛불정신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개혁의 정치로 신속하게 전열을 정비하고 정권재창출을 위한 일전을 준비해야 합니다.

국민의 고통을 가슴으로 공감합시다.
사안의 본질에 집중하고 유능하게 해결해 갑시다.

뿌리 깊은 불평등과 불공정을 철저히 학습하고 중장기 해결책을 제시하며 실천해 갑시다.

소속만 민주당이 아니고 정신도 민주당으로 무장합시다.

민생과 민주주의와 평화와 인권의 제단에 바친 선배동지들의 피 어린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국민의 명령을 자각합시다.

국민의 처절한 고통을 생각한다면 공허한 논쟁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역사와 국민 앞에 부끄러움 없이 나섭시다.

개혁 정치의 대오를 갖추고 사회대개혁의 깃발을 들어 다시금 우리 모두의 심장을 뛰도록 만듭시다.

추미애가 앞장서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년 6월 23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출마자

추 미 애

mine12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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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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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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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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