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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B 망 사용료 '절반의 승리'…디즈니+ 협상에 영향 있을까

기사입력 : 2021년06월25일 17:42

최종수정 : 2021년06월25일 17:42

넷플릭스, 항소 유력...망 사용료 받으려면 추가협상 필요
"넷플릭스 망 사용료 내면 웨이브·시즌은 어쩌나"...우려도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사용대가'를 사이에 둔 법적 분쟁 1라운드가 SK브로드밴드 측 절반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넷플릭스가 패소했지만 "SK브로드밴드에 망 사용대가를 낼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기각된 것 뿐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가 앞으로 망 사용대가를 받으려면 양사간 추가 협상이 진행되거나 "넷플릭스가 망 사용대가를 내야 한다"는 소송에서 다시 한번 판결을 받아야 한다.

통신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에 대해 민간기업간의 계약에 사법부가 개입하지 않겠다고 판단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도, 당장 디즈니플러스(+)나 넷플릭스 제휴의 재계약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동시에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 역시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만큼, 언제든 상황이 역전될 수 있어 망 사용대가 지불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기업간 협상 필요성 인정한 판결…망 사용대가 내란 뜻 아냐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SK브로드밴드의 변론을 맡은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2021.06.25 nanana@newspim.com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형석 부장판사)는 25일 넷플릭스 인코퍼레이티드 및 한국법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가 SK브로드밴드(SKB)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날 법원은 넷플릭스가 청구한 내용 중 협상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달라는 부분은 각하하고 망 사용대가를 제공할 의무가 없다는 점을 확인해달라는 데 대해서는 기각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 결과에 대해 "망 사용료 협상은 민간의 계약 분야이지 사법부 개입 사항이 아니라는 선례를 남겼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분쟁이 일어나면 앞으로도 협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정해준 것이지 망 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다만 SK브로드밴드 측에서는 승리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SK브로드밴드의 법률대리인인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판결 후 기자들과 만나 "(넷플릭스의)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가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강 변호사는 "변론기일이 더 진행됐다면 망 사용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반소를 제기하려 했다"며 "일찍 변론이 종결돼 반소는 진행하지 않았지만 만약 넷플릭스가 항소를 진행한다면 그때는 SK브로드밴드도 반소를 제기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넷플릭스 측은 "판결문 검토에 시간이 걸리므로 검토 후 앞으로의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며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하지만 판결 후 참고자료를 통해 "SK브로드밴드로부터 어떤 인터넷 접속 서비스도 제공받지 않고 있으며, 해외 통신사에는 망 이용대가를 지급한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주장한 만큼 업계에서는 항소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 디즈니+·애플TV+는 어떻게? "K-OTT 해외진출도 고려해야"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지난 2018년부터 넷플릭스는 일본 도쿄의 OCA에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여기서 한국의 SK브로드밴드까지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국내 가입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자료=넷플릭스] 2021.06.21 nanana@newspim.com

앞서 이번 판결 결과가 향후 통신3사와 디즈니, 애플의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통신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디즈니+와 애플TV+ 등 다양한 글로벌 OTT사들이 연내 한국 진출의사를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은 현상 유지 정도일 뿐 통신사들이 희망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자들이 각 국가의 통신사 가입자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방법은 나라마다, 통신사마다 너무 다르다"며 "그 모든 경우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사례만 갖고 해석하기도 어렵고 이번 판결 자체도 양사의 협상 필요성을 인정한 정도여서 향후 통신사와 글로벌 CP사들의 망 사용대가 협상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SK브로드밴드를 변론한 강 변호사조차도 '간접적'이라고 지적한 만큼 이번 판결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LG유플러스, 딜라이브, 현대HCN 등은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저장해두는 일종의 '하드디스크'인 캐시서버(OCA)를 통해 가입자들에게 콘텐츠를 전송하고 있다. 해외망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는 KT는 캐시서버 대신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K-OTT의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일각에서는 우리 기업이 넷플릭스의 위치에 놓일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국내 CP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게 될 경우 망 사용대가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며 "다른 나라에서는 ISP와 CP의 관계가 역전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범정부 합동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오는 2022년까지 5개의 토종 OTT를 글로벌 진출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이에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함께 만든 OTT 웨이브는 스튜디오웨이브를 만들어 자체제작 콘텐츠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고, KT 역시 올 초 스튜디오지니를 설립, 연내 자체제작 콘텐츠를 선보여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nanan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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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경영 검증 시험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업계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백화점 시장 점유율도 6%대로 내려앉았으며, 수익성도 악화되면서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이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 만에 거둔 성과가 미흡하자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앞세우며 간판을 교체하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꾀하는 사이에, 갤러리아는 유통업과 다소 동떨어진 신사업인 식품에 집중한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김 부사장은 명품 강화와 백화점과 호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두 가지로 본업 반등을 꾀하고 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부사장 취임 1년...그룹 존재감은 UP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미래비전총괄이 올해 11월로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이 지났다. 현재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미래비전총괄과 함께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 내 총 6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김 부사장이 지난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지 4년여 만의 일이다. 그는 그간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져오면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2022년 갤러리아부문 전략부문장 전무에 선임됐으며, 이듬해 3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유통·서비스부문을 김동선 부사장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갤러리아 지분도 올해 대폭 늘렸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20일간 진행된 공개매수를 통해 2816만4783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2.32%에서 16.85%로 높아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3대 주주는 한화솔루션으로 1.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신사업 집중에 본업 경쟁력 약화 김 부사장 개인적으로는 그룹 안에서 존재감이 뚜렷해졌지만, 내실 경영엔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오히려 퇴보하며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사업 경쟁력은 약화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8%에서 2023년 6.8%, 올해 3분기에는 6.4%를 기록하며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 역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5억 원에 이어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호텔 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3분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리조트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가량 줄어든 41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4억 원으로 전년 동기(179억 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다만 김동선 부사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파이브가이즈는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 등 식음료 부문 매출은 3분기 기준 370억 원으로 지난해 말(104억 원)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식음료 부문 매출 비중이 3분기 기준 전체의 9.4%대로 크지 않은 만큼 한화갤러리아 성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백화점 매출 비중은 90.6%에 달한다. 본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 오픈하는 에르메스 매장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본업으로 다시 눈 돌리는 김동선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승부수를 띄운 모습이다. 한화 유통·서비스 부문(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은 포인트 교차 사용 제도를 시행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으로 백화점과 갤러리아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G포인트'를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호텔 사업장과 골프장, 아쿠아플라넷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H-라이브 클럽' 포인트 역시 갤러리아백화점 등 한화갤러리아의 사업장까지 사용처를 확대한다. 지난달에는 통합 유니폼을 도입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강화했다. 통합 유니폼 도입은 각사 모두 10년 넘게 사용한 유니폼을 교체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확보하고 고객 인지도 제고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한 '명품관 리뉴얼' 계획 역시 수익성 반등을 위한 자구책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웨스트관을 내년 하반기까지 리뉴얼해 이스트관과 마찬가지로 럭셔리 공간을 넓힐 방침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이스트(EAST)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적었던 웨스트(WEST) 공간을 대폭 리뉴얼한다는 구상이다. '갤러리아=명품'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해 백화점 큰손인 VIP들을 잡아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미래비전총괄로서 단순 신사업을 넘어 향후 회사를 이끌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가시적 성과를 낸 파이브가이즈 등 식음료 부문은 물론, 본업인 백화점, 호텔 등을 포함해 향후 다양한 사업군에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2024-11-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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