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브레이크부터 완충기까지 샅샅이 '적발'
"불법 유통 판매자에 법적 책임 엄격히 묻는다"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모조부품, 이른바 '짝퉁 부품' 근절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 조사를 지속 강화하고 있는 것은 짝퉁부품이 브랜드 신뢰도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 부실한 품질로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최근 국내 관세청 대구본부세관과 합동 단속을 벌여 짝퉁 서비스 부품을 해외로 수출한 업체를 적발했다. 이 업체는 현대모비스의 상표인 'BESF1TS(베스핏츠)'와 유사한 'NEW BESF1TS KOREA(뉴 베스핏츠 코리아)'라는 상표로 브레이크 패드, 완충기 등 15만점 상당의 약 56억원어치 짝퉁 부품 수출을 시도했다.
현대모비스가 대구본부세관과 합동단속으로 적발한 수출대기중인 짝퉁 브레이크 패드 [사진=현대모비스] |
압수수색 당일, 경북 김천시 소재 이 제조업체의 창고에서는 수출 대기 중이던 짝퉁 브레이크 패드 10만여점과 불법 위조된 포장박스, 홀로그램, 라벨지 등이 발견됐다. 5만여점의 브레이크 패드와 완충기는 지난 2019년 12월부터 2020년 11월에 걸쳐 UAE, 리비아, 알제리 등의 국가에 이미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K브랜드임을 강조하기 위해 현대모비스 상표를 도용한 이들은 국내 상표권의 효력이 해외에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중동 현지에 'NEW BESF1TS KOREA(뉴 베스핏츠 코리아)라는 상표를 등록하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이 국내에서도 같은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 신청했다가 유사상표로 거절된 사실도 조사에서 드러났다.
실제로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7년에도 국내 사법기관과 불법모조 필터를 제조해 해외로 유통해 온 일당을 적발한 바 있다. 이 때 불법 제조된 연료필터와 오일필터는 구성부품간 이격과 조립불량이 발생해 오일 누유로 인한 화재 발생과 엔진 고장의 위험성이 높았다.
엄격한 제조 과정을 거치지 않는 모조 부품은 환경오염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탄소 등 유해 물질 배출량이 정품에 비해 높아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높다.
현대모비스는 꾸준히 짝퉁 부품 단속을 벌인 결과, 2019년에는 371억원, 지난해에는 110억원어치의 모조품을 압수해 폐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현대차, 기아의 브랜드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애프터서비스(A/S)부품을 판매하는 현대모비스는 전 세계의 짝퉁 부품과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각국의 사법기관과 협조해 시장 조사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현지 법인에서도 자체적으로 캠페인을 벌여 짝퉁 부품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를 위한 노력 중이다.
오일필터 순정품(좌), 모조품(우) 비교 모습.[사진=현대모비스] |
현대모비스 인도 법인에서는 6월 세계 위조 방지의 날(World Anti-Counterfeiting Day)를 맞아 디지털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인도는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5월 시장 점유율 35%로 부동의 1위를 지키던 마루티 스즈키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한 큰 시장으로, 최근 2년 동안 현대모비스가 적발한 모조 부품 건수만 20건이 넘을 정도로 불법 유통이 심각하다.
현대모비스는 캠페인을 통해 인도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정품 부품 필요성을 알리는 한편, 정품 표기와 등록을 강화하고 현지 직원들 대상 정품 교육도 실시했다. 또한 애프터마켓을 통해 불법 유통되는 짝퉁 부품을 적발하고, 불법 유통 판매자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주로 상표권을 침해하는 짝퉁 부품 단속을 진행하였으나, 교묘하게 상표의 노출없이 현대차와 기아 모조품을 애프터마켓에 판매하는 디자인 침해 업체에 대해서도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