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눈과 유사한 구조 통한 영상 제작
보안·천문·군사 등 다양한 분야 활용 가능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기존 3D 입체영상에서 느낄 수 있는 멀미 증세를 없애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홀로그램 등 차세대 콘텐츠를 만들고 실감나게 즐기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비전문가도 멀미 없는 3D 영상을 만들고 편집까지 할 수 있는 '비정형 플렌옵틱(Plenoptic) 콘텐츠 획득·생성·저작·가시화 플랫폼 소프트웨어'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이 비정형 플렌옵틱 카메라로 입체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 [자료=한국전자통신연구원] 2021.07.07 biggerthanseoul@newspim.com |
플렌옵틱 기술은 빛 정보를 고차원적으로 획득해 컴퓨터 연산으로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입체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기술 중 하나다. 현재 사용되는 기술들은 해상도가 낮거나 사람의 눈과 작동 방식이 달라 완전한 입체감을 제공하지 못한다. 이렇다보니 사용자가 어지러움이나 멀미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전자통신연은 멀미를 줄이면서도 사람의 눈처럼 자연스럽게 고해상도 입체 영상을 얻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전용 플렌옵틱 카메라로 촬영한 뒤, 고성능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은 촬영 후에도 동영상과 사진의 초점과 시점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판소리 공연에 본 기술을 활용하면 영상을 편집할 때는 북을 치는 고수와 소리꾼 쪽 등 원하는 곳으로 초점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시점도 기본 화면에서는 촬영 장비나 마이크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등장인물을 비추도록 바꿀 수도 있다.
이번 기술은 플렌옵틱 기술로 사람의 눈과 유사하게 양안 시차, 운동 시차, 초점 조절, 6자유도 등을 모두 구현하며 입체감을 실질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또 위치와 이동성 제약 없이 자유롭게 촬영이 가능한 '비정형 플렌옵틱'기술 개념으로 동일 용량 대비 품질도 정형 기술보다 양호하다. 영상 해상도도 FHD에서 4K까지 높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비전문가도 영상을 손쉽게 편집하고 VR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AR 글래스, 무안경 입체 영상 등 원하는 디스플레이 형태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 덕분에 창작자들의 접근성을 높여 부족했던 실감형 콘텐츠 생산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자통신연은 내다봤다.
이와 함께 카메라, 디스플레이 제조 회사뿐 아니라 컴퓨터그래픽, 콘텐츠 창작 및 편집회사, 이미지·영상 툴 SW 및 앱 개발사, 내시경 등 의료장비, 반도체 등 공정 감사 장비, 홍채인식 및 폐쇄회로(CCTV) 등 보안회사, 천문, 군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김도형 전자통신연 홀로그래픽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 개발로 우리나라가 차세대 실감콘텐츠 기술 관련 산업과 서비스를 선도하고 독자적인 디지털영상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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