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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9160원] 을과 을 갈등의 숨은 뇌관 '주휴수당'…쪼개기 알바가 뭐길래

기사입력 : 2021년07월14일 13:17

최종수정 : 2021년07월14일 13:17

저임금 노동자-소상공인, '주휴수당' 후폭풍
업주들 "이러다가 문 닫을 판…주휴수당 폐지해야"
알바생들 "쪼개기 알바에 일자리 줄고 소득 줄고 이중고"

[서울=뉴스핌] 강주희 최현민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 결정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재점화하는 가운데 '주휴수당'이 숨은 뇌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용자인 업주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주휴수당까지 지급하면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다며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근로자인 아르바이트생들은 업주들의 '알바 쪼개기'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14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시간당 8720원보다 5.1% 인상된 시간당 9160원으로 의결됐다.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 최저임금은 1만1003원이 된다. 이 액수를 적용한 월급은 191만4440원, 연봉으로는 2297만3080원이다.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유급휴일을 주는 제도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주 1회 이상 유급 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최저임금위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에 급여가 오르는 근로자가 335만명일 것으로 추산했다.

주휴수당으로 인해 최저임금이 사실상 1만원을 넘기자 자영업자들은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이미 매출에 타격을 입은 데다 인건비 부담까지 늘게 되자 "자영업자만 죽어나가는 것 같다"며 반발하고 있다.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류기정 경총 전무(왼쪽)와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4차 전원회의에 참석했다. 2021.06.22 jsh@newspim.com

소상공인연합회은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의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주휴수당이 의무화된 것까지 포함하면 현 정부 들어 50%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국회로도 이어졌다. 소상공인연합회장을 지낸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최저임금 산정기준을 현행 시행령에서 법률로 정하고 임금에서 주휴시간을 제외한다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최 의원은 "최저임금은 근로자 생활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소상공인이 쓰러지면 일자리도, 임금도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자영업자들은 주휴수당 지급를 피하고자 아르바이트생 한 명당 근무시간을 주 15시간 이내로 정하는 일명 '알바 쪼개기' 방법을 쓰고 있다. 알바생 1인당 근무시간이 주 15시간을 넘지 않도록 시간을 쪼개 빈 자리를 다른 알바생으로 채우는 궁여지책이다.

경기 부천시에서 편의점 2개를 운영하고 있는 A(57) 씨는 "최저임금은 매년 오르는데 주휴수당까지 챙겨주면 매장 문 닫아야 한다"며 "알바생마다 숙련도 차이가 있지만 인건비를 줄이려면 알바 쪼개기는 할 수밖에 없다. 그게 편의점 업주들의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구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55) 씨도 "매년 오르는 최저임금을 감당하려면 쪼개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라며 "합의 하에 근무시간을 정하고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얼굴 붉힐 일도 없고, 반응도 의외로 나쁘지 않았다. 결원 문제 해결하는데 용이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민주노총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2022년 적용 최저임금 인상! 불평등 구조 타파! 도보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피켓을 들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불평등·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우선적 정책과제는 최저임금 대폭인상이라고 주장했다. 2021.06.23 pangbin@newspim.com

그러나 알바생들은 쪼개기 알바로 소득이 줄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달 청년유니온이 발표한 '청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1%가 주당 15시간 미만 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시간 미만 일한다는 응답도 20.3%나 됐다.

특히 전체 응답자 중 주휴수당을 지급 받는 경우는 14.1%에 불과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대학생 C(22) 씨는 "최저임금 인상에만 관심이 있었지 주휴수당이 있다는 건 전혀 몰랐다"며 "최근에는 알바 구하기도 쉽지 않은데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라 이제와서 주휴수당 얘기를 꺼내긴 쉽지 않을것 같다"고 말했다.

디저트 카페에서 근무하는 20대 D씨 역시 주휴수당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D씨는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오히려 이 제도 때문에 알바생들은 안정적으로 용돈벌이 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주휴수당 때문에 오히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다른 알바도 병행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fil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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