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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지 창업자 최병오 경영 최전선 복귀···경영승계 '빨간불' 켜지나

기사입력 : 2021년07월21일 07:32

최종수정 : 2021년07월21일 07:32

최병오 창업자, 경영 일선 복귀... 주력 계열사 3개 직접 경영
2세 경영 제동 걸리나... 장남·장녀 위기 대응 능력 시험대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형지 창업자인 최병오 회장이 다시 경영 최전선으로 복귀했다.

최 회장이 오너경영을 강화하고 나선 가운데 앞으로 경영권 승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기업 경영을 위해 '오너에 의한 책임경영 체제'를 강화한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이지만 업계에선 2세 경영에 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 [사진=형지] 2021.07.20 shj1004@newspim.com

◆ 최병오 창업자, 경영 일선 복귀... 주력 계열사 3개 직접 경영

21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그룹형지와 형지엘리트의 대표직을 겸임하던 최병오 회장은 이달 초 형지에스콰이아의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최병오 형지그룹 회장을 대표이사 CEO(최고경영자)로 선임했다. 이로써 최 회장은 그룹의 형지어패럴과 형제엘리트, 형지에스콰이아 등 3개 주력 계열사를 직접 경영하게 됐다.

형지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대외 경영환경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창업자가 직접 비즈니스를 진두지휘하겠다는 책임경영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앞서 올해 형지에스콰이아의 창립 60주년을 맞아 IPO(기업공개)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1961년 9월 설립된 형지에스콰이아는 한때 매출이 2900억원에 육박했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무리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다 경영난에 빠졌다.

2014년에는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상황까지 맞았고 2015년 당시 에스콰이아를 형지가 인수해 새롭게 출범했다.

하지만 형지그룹에 품에 안긴 뒤에도 적자는 이어졌다. 인수 첫해인 2015년 형지에스콰이아는 619억 원의 매출과 9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2020년 7월부터 2021년 3월 까지 당기순손익은 3707만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내수 패션업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형지에스콰이아의 IPO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거란 관측도 나오면서 최 회장이 직접 경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7.20 shj1004@newspim.com

◆ 2세 경영 제동 걸리나... 장남·장녀 위기 대응 능력 시험대

문제는 형지에스콰이아 뿐만 아니다. 현재 형지그룹은 형지에스콰이아를 제외한 주요 계열사들이 고전하는 중이다.

패션그룹형지는 지난해 영업적자로 전환했고, 순손실 규모도 430여억원으로 확대됐다. 남성복 브랜드 예작과 본,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 등을 보유한 형지I&C는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순손실을 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최 회장이 주력 그룹 계열사를 직접 챙기려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실적 악화의 대표 계열사로 꼽히는 형지I&C의 최 회장의 장녀인 최혜원 대표가 지속되는 적자에 대한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을 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남성복 브랜드 예작과 본, 여성복 브랜드 캐리스노트 등을 보유한 형지I&C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4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3억6000만원, 3억4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매출은 7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34.3% 급락했고 영업손실은 53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의 부진 및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등에 따른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형지I&C는 5년 연속 적자가 지속하는 등 실적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않고 있다. 최 대표는 형지I&C를 수렁에서 건져내야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최 대표는 형지그룹 창업주인 최병오 회장의 장녀다. 그는 1980년생으로 동국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패션그룹형지의 전략기획 이사, 캐리스노트의 사업부장으로 근무한 바 있다. 2016년 형지I&C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또한 올해 3월 주총에서 재선임되며 20204년 3월까지 대표직을 이어간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7.20 shj1004@newspim.com

현재 형지그룹에는 최 회장의 장녀와 장남인 최혜원, 최준호씨가 각각 형지I&C, 까스텔바작 대표이사로 활동 중이다. 장녀인 최혜원 씨가 지난 2016년부터 형지I&C의 대표를 맡아 경영 일선에 뛰어든 상태였고, 올해 6월에는 장남인 준호씨가 계열사 까스텔바작의 대표로 선임됐다.

최 회장의 장남인 최준호 까스텔바작 대표이사의 어깨 역시 무겁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까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골프산업 호황과 함께 기존 골프의류뿐만이 아니라 골프용품 등으로도 제품 다변화 효과로 적자는 탈피했다.

골프웨어 시장의 경쟁 심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오프라인 매장 축소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할 숙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도 최 회장이 경영 전면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경영권 승계에도 차질이 빚어질 거란 시각이 나온다. 지속되는 실적 부진에 대한 위기 대응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에 빨간불이 켜진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매출이 악화하면서 창업주인 최병오 회장이 다시 경영 최전선으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며 "2세들의 경영 성과가 좋지 않자 창업주가 직접 나서며 당분간 경영권 승계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hj100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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