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여름방학 맞췄던 계획 변경 불가피...'여행지' 대신 '집'에서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 직장인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노모(37) 씨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여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휴가를 집에서 보내는 대신 내년에는 꼭 해수욕장에 데려가겠다고 아이들과 약속했기 때문이다.
노씨는 "아이들 여름방학에 맞춰 계획을 짜다보니 휴가철 극성수기인 7월말~8월초라 어딜가도 구름 인파가 몰릴 것 같아 걱정"이라며 "확진자 급증으로 거리두기 4단계 조치 연장 가능성이 나오면서 아이들에게 올해도 휴가를 집에서 보내자고 얘기해야 하나 와이프와 고민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가팔라지면서 여름철 휴가를 앞둔 직장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오는 25일까지 예정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휴가철 활동에 큰 제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치원·학교를 다니는 자녀들의 여름방학에 맞춰 '7월 말·8월 초' 휴가철 극성수기로 휴가일정을 잡은 직장인들은 계획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사진=강릉시]2021.06.27 grsoon815@newspim.com |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오는 25일 자정에 종료되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연장을 놓고 논의를 진행중이다. 아울러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비수도권으로 확대되면서 수도권 '4단계+알파(α)' 적용, 비수도권 거리두기 단계 격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억제하기 위해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α' 단계를 적용한 바 있다. 확산세가 가파른만큼 최고 단계인 4단계보다 한층 더 강화된 조치인 '4+α' 단계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방증이다.
이에 따라 현 거리두기 조치가 2주 연장될 경우 '7월 말·8월 초'로 휴가 일정을 잡은 직장인들이 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등 휴가 계획을 변경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자녀를 둔 직장인들의 경우 아이들의 여름방학 기간인 7월 말~8월 초 사이로 휴가일정을 잡고, 대부분 자차로 이동을 하는 만큼 이들의 휴가 계획이 변경될 경우 고속도로 통행량도 예년에 비해 크게 늘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간 매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고속도로 교통량은 비휴가철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휴가가 집중되는 7월 말부터 8월 초(7월26일~8월8일)까지 2주간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1억1547만3695대다. 이는 비휴가철(3월1일~3월14일) 교통량인 9531만4573대와 비교하면 약 20% 증가한 수치다.
8월 초부터 휴가라는 강모(41) 씨는 강원도 숙소 예약을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집 베란다에 미니 수영장을 만들 계획이다. 강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매일 최고치로 나오고 거리두기 최고 단계도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데 굳이 사람 많은 휴가지로 가야하나 싶다"며 "바다에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랠 수 있게 미니 풀장을 만들어 아들과 놀아주고 모처럼 집에서 푹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장모(30) 씨 역시 친구들과 계획했던 부산 여행을 취소하기로 했다. 장씨는 "강릉도 4단계까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한 만큼 부산도 충분히 최고 단계로 올릴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다"며 "4단계까지 올라갈 경우 저녁에도 2명 이상 모일수 없어 호텔방 안에만 있어야 한다는 사실에 각자 집에서 휴가를 보내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계속 불어나고 상황이다. 지난 22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18만4103명으로 전날보다 1842명 증가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1842명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7일부터 16일째 1000명대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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