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서 매입임대한 주택의 취득가가 공공택지 아파트의 건설원가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싸다는 시민단체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SH 매입임대 현황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집값 거품이 빠지기 전까지는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SH 매입임대 현황 분석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경실련]2021.07.26 min72@newspim.com |
경실련은 SH공사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SH 매입임대 현황' 자료를 토대로 매입임대주택의 취득가, 정보보조금, 장부가 등을 분석했다.
분석결과 SH공사는 2002년∼2020년 2만 세대(1730채)의 주택을 4조801억원에 취득했다. 1채당 23억원, 세대당 1억9000만원에 사들인 셈이다. 유형별로는 다가구 66%, 도시형 생활주택 26%, 사회주택 1% 등이다.
경실련은 같은 예산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것보다 공공택지를 개발하면 2배 더 많은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H공사가 개발한 내곡·수서·위례 등 공공택지 아파트 건설 원가는 평당 평균 930만원인 반면, 매입임대주택 취득가는 평당 1640만원으로 1.8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비싸게 매입한 경우는 강동구 암사동의 다가구로 매입가가 평당 2960만원이다. 이는 공공택지 아파트 건설 원가의 2.9배에 달했다. 금천구 시흥동의 다가구 주택은 400억원에 매입해 건물 1채당 취득가가 가장 높았다.
경실련은 "수십~수백억의 예산을 투입해 주택을 매입하고 있지만 적정성 여부 등 검토는 허술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패 세력 불로소득 잔칫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SH공사가 유치권 행사중인 건물을 100억 원대에 사들여 2년간 빈집으로 방치한 사실도 발각돼 감사원의 감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결과 공실률이 2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 금천, 성북, 구로, 도봉 상위 5개 구에 7만1000세대, 전체 매입 임대의 43%가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임대 공급이 가장 적은 자치구는 용산구로 31세대, 중구 39세대였다. 매입임대 공급이 가장 많은 구는 강동구로 2263세대가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별 매입임대 현황을 보면 박원순 시장 재임 기간에 전체 재고의 84%인 1만7533호가 공급돼 가장 많았다. 이명박 시장은 1164세대로 6%, 오세훈 시장은 2300세대로 11%에 불과했다.
경실련은 "예산 낭비와 부정부패를 조장하는 매입임대주택은 짝퉁 공공주택에 불과하다"며 "공기업의 땅장사와 집장사를 통해 부당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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