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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무로 나미에는 왜 '기미가요'를 부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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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2019년 3월 중순의 어느날, 나는 도쿄 지하철 히비야센(日比谷線)의 롯폰기(六本木)역에 서 있었다. 플랫폼에 설치된 광고판에 정말 반가운 얼굴이 떠올랐다. 아무로 나미에(安室奈美恵, 1977-)였다. 

아무로 나미에는 1992년 14세 나이로 데뷔해 2018년 9월 41세 때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그 27년 동안 그녀는 여성 아티스트 싱글 최고 판매량(1997년 220만장), 여성 솔로 가수 최다 관객 동원, 22년 연속 톱10 싱글 제조의 유일한 여가수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아무로 나미에의 전성기 사진들이 연속적으로 떠오르는 광고판 화면에는 그녀를 '헤이세이의 가희(平成の歌姬)'라고 지칭하고 있었다. 그랬다. 그녀는 분명 '헤이세이'를 대표하는 가수였다. 헤이세이는 일왕 아키히토(明仁) 재위(1989~2019) 31년 동안 사용된 연호다. 그녀의 활동기와 거의 들어맞는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2019년 도쿄 지하철역 광고판에 등장한 전성기 시절 아무로 나미에(安室奈美恵)의 모습. 2021.08.12 digibobos@newspim.com

이제 한달여 후인 5월 1일이 되면 나루히토(徳仁) 일왕이 새로 즉위해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었다. 텔리비전에서는 지금 수상인 스가 요시히데 당시 관방장관이 '레이와'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이 종일 방송되고 있었다. 일본인들의 2019년은 그렇게 흘러갔다. 2020년이 되면 일본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1964년에 이어 올림픽을 두 번 개최하는 나라가 될 것이고, '잃어버린 30년' 상실의 시대를 털어버리고 뭔가 새 희망을 갖게될 것이란 기대감이 일본을 지배했다.

그러나 2020년은 전세계적인 재앙으로 시작됐다. 유례없는 전염병의 팬데믹에 대처하지 못한 일본의 거버넌스는 급격히 흔들렸다. 자민당은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아베는 스가에게 수상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그로부터 1년 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올림픽이 가까스로 열렸다. 일본은 전세계인 평화의 축제 자리 올림픽 개막식에 '기미가요(君が代)'를 내세웠다. '기미가요'는 '당신(君)의 시대', 즉 '일왕의 시대'를 뜻한다. '일왕의 치세는 천년 만년 영원히, 작은 자갈들이 (뭉쳐) 큰바위가 되고 (그 바위에) 이끼가 무성해질 때까지'라는 가사를 갖고 있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는 조선인들에게 기미가요를 하루 1번 이상 부르게 했다. 그런 '기미가요'가 방송에서 생중계되자 이를 따라부르는 할머니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는 손자의 경험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기미가요'는 군국주의를 대표하는 노래다. 그래서 태평양전쟁 패전 이후 사라졌으나 1999년 국가로 부활했다. 아시아 침략의 상징인 히노마루(日の丸)의 핏빛이 선명한 노래가 그렇게 다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울려 퍼졌다.

아무로 나미에는 '기미가요'가 부활하던 1999년 11월 12일 아키히토 일왕의 즉위 10주년 기념식장에서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이 행사에 동원된 많은 연예인들 모두 노래를 불렀지만, 그녀의 입은 굳게 닫혀 있었다. 당시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녀의 침묵에 일본 사회는 경악했다. 그녀의 소속사는 그녀가 오키나와 출신이라 이 노래를 잘 모른다고 억지스런 해명을 내놓았다.

일본이 올림픽 개막식에서 '기미가요'를 앞세운 저의는 분명하다. 그들은 군국주의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어떻게든 평화헌법을 고쳐서라도 다시 아시아 침략의 길로 나가고 싶어한다. 그러나 '기미가요'는 아무로 나미에처럼 헤이세이 시대에 은퇴했어야 했다. 일본은 억지로 과거를 오늘로 되돌려세우고 있다. 그 만용이 오늘날 일본 쇠락의 가장 커다란 이유라는 사실을 모르고 말이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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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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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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