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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권센터 "섬에 갇힌 여중사, 부대원들 따돌림 우려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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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의 변명 속에 피해자중심주의는 없다"
"피해자, 가해자와 함께 작은 도서지역서 복무"
문 대통령 격노…서욱 국방, '철저 수사' 지시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같은 부대 상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고 극단적 선택을 한 해군 여중사가 작은 섬에서 근무하며 부대원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것을 두려워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13일 '국방부 입장은 군수뇌부 보위 위한 조치 중심의 해명 뿐'이라는 성명에서 "국방부의 변명 속에 피해자중심주의는 없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사진=뉴스핌DB]

군인권센터는 이날 성명에서 "피해자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호소하다 신고 후 불과 3일 만에 사망에 이르렀다"며 "피해자의 스트레스 상태는 어떠한 것이었는지, 최초 보고로부터 정식으로 형사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히기 전까지의 3개월간 피해자는 어떤 상황에 처해있었는지 등의 내용은 국방부 발표 내용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특히 피해자가 최초 보고를 받은 주임상사가 신고를 않도록 피해자를 회유하고, 보고 이후에도 가해자에게 업무적으로 배제되거나 따돌림을 당한 바 있다는 유족의 진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건의 방점은 '피해자의 의사를 존중해서'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피해자가 무슨 일을 겪었길래 생각이 바뀌어 신고하고 연이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는가에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피해자는 가해자와 함께 작은 도서지역에서 복무 중이었고 고충을 나눌 여성인력이 충분치도 않은 상황에서 성고충상담관이나 다른 상담지원기관, 인력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물리적 환경에 놓여있었다"며 "피해자가 사건화되기를 원치 않았던 것은 자칫 섣부른 절차 진행으로 인해 섬에 갇힌 피해자가 가해자는 물론 가해자 주변인, 부대원들 사이에서 고립되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센터는 "피해자는 최초 피해를 신고한 당시부터 이미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단지 피해자가 원치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의 상사인 가해자에게 구두 경고로 문제제기 사실을 알리고 후속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가져다 주었을 심적 부담은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사건 자체를 포함해 신고 이후 복무 과정에서의 2차 피해 상황은 없었는지,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는지 엄정한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성추행 피해를 당한 해군 여중사 사망사건에 격노하며 국방부에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오늘 오전 해군 성폭력 피해 여중사 사망 사건을 보고받고, 공군에 이어 유사한 사고가 거듭된 것에 대해 격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이번 사건에 대해 "있어선 안 될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서 장관은 "한 치 의혹 없게 철저히 수사해 유족과 국민께 소명하겠다"고 말했다고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이 전했다.

부 대변인은 또 서 장관이 이번 사건을 보고받고 ▲ 과거 유사 성추행 피해 사례 ▲ 생전 피해자의 추가적인 피해 호소 여부와 조치사항 ▲ 2차 가해 및 은폐·축소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해군에 따르면 부대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A중사(32)는 전날 오후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군 수사당국은 숨진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A중사는 이달 7일 부대장 면담 때 '지난 5월 27일 상관인 B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보고했고, 이에 해군 군사경찰은 지난 9일부터 A중사의 성추행 피해 신고를 정식으로 접수해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번 사건은 '공군 이모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비슷한 사건이 군에서 또 발생한 것이라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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