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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난 방역] ②몰래 영업에, 쪼개 앉는데…대선 앞둔 지자체, 단속 시늉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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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시설 불법영업 514건 적발…유흥주점 2만여곳 단속
"방역지침 위반 엄벌해야"…경찰, 서울 유흥시설 단속 강화

[편집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1000명대 확진자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하루 확진자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설상가상 델타 변이 전파에 백신 접종도 공급 부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확산세가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시민들 피로도가 심해지고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방역전선의 현실을 짚어보고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진단해 본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달 12일부터 적용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 따라 서울과 경기, 인천에서 유흥시설 영업은 전면 금지됐다. 하지만 집합 금지 명령에도 숨어서 유흥주점을 열거나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피해 인원을 쪼개 앉는 사례가 빈번하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느슨해진 시민의식이 문제지만, 방역지침 위반 사례를 단속할 지방자치단체가 수수방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지자체가 단속 시늉만 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3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약 6주 동안 전국에서 유흥시설 불법영업 특별단속에 나선 결과 총 514건(3255명)을 적발했다.

◆ 7월 이후 불법영업 514건 적발…'과태료 내고 말지', 배짱 영업도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위반 사례가 351건(2731명)으로 가장 많았다. 식품위생법 위반 24건(292명)과 음악산업법 위반 139건(159명)이 뒤를 이었다. 장소별로 보면 유흥주점이 2만1891개로 가장 많았다. 노래방은 1만4838개, 단란주점은 9766개, 헌팅주점과 콜라텍 430개 등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르면 방역지침을 어긴 업주와 손님에게 과태료가 각각 300만원 이하, 10만원 부과될 수 있다. 그럼에도 보란 듯이 방역지침을 어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10일 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호텔 지하 1층에 있는 유흥주점을 급습해 몰래 영업 중이던 업주와 여성 종업원, 손님 등 29명을 단속했다. 유흥주점은 문을 닫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방 17개 중 8개에서 양주 등을 비치하고 영업 중이었다. 같은 날 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일반음식점에서도 무허가 유흥주점을 운영한 업주와 손님 등 58명이 단속에 적발됐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인근 유흥시설 밀집지역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음주 월요일인 12일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된다.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가 되면 오후 6시 이후 사적으로 2명까지만 모일 수 있으며 3인 이상 모임은 금지된다. 특히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에서 집합금지 대상은 클럽·나이트, 헌팅포차, 감성주점이 적용되지만, 감염 확산방지를 위해 유흥시설 전체에 대하여 집합금지하기로 했다. 2021.07.09 pangbin@newspim.com

지난달 25일에는 경기 수원시에서 유흥업소 업주와 손님 등 8명이 적발됐다. 이 업소는 간판 불을 끄고 문을 잠근 채 예약한 손님을 상대로 불법영업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같은 날 경기 의정부시에서 단속을 피해 이중문을 만들고 불법영업을 한 유흥업소를 단속해 업주와 여성 종업원, 손님 등 24명을 적발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도 유흥시설 불법영업 사례가 이어졌다. 지난달 30일 부산에서는 한 차례 단속을 받았던 노래방 업주가 차라리 과태료를 낸다며 배짱 영업을 했다가 5일 만에 또 적발됐다.

◆ 3인 이상 피하려 쪼개 앉기…단속 손 놓은 지자체

오후 6시가 지나면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방역지침을 어긴 사례도 나타났다. 지난 8일 현직 30대 판사가 서울 서초구 아파트에서 새벽 6시까지 지인 6명과 술을 마시다 적발됐다. 경찰은 이 모임이 방역지침을 위반했다고 보고 7명 명단을 관할 구청에 넘겼다.

서울의 방역지침 위반 단속을 총괄하는 민생사법경찰단 단장은 지난달 8명 규모 저녁 모임을 한 사실이 알려져 직위 해제됐다.

3인 이상 모임 금지를 피하려고 2명씩 테이블을 나눠 앉는 '꼼수'까지 포착되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 테이블을 나눠 따로 앉을 경우 서로 대화를 하지 않으면 사실상 적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사진을 찍어 경찰이나 지자체에 신고를 해도 공무원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 처벌이 어려운 사정도 있다. 방문 명단을 파악해도 지자체 공무원이 신분증을 확인하거나 영업장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확인할 권한에 제약이 있다.

경북도와 정부.경찰의 도내 유흥시설에 대한 방역 합동 점검[사진=경북도] 2021.05.30 nulcheon@newspim.com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지자체가 단속에 소극적이라고 일침을 놨다. 선출직인 지자체장들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역 민심을 잃을까 우려해 단속하는 시늉만 낸다고 질타하는 것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확진자 수를 꺾으려면 백신 접종률을 높이거나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한다"며 "거리두기 4단계 자체도 느슨할 뿐 아니라 이마저도 지자체가 단속을 제대로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속 강화와 함께 방역지침을 어길 경우 강한 처분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태료 상한선을 올리는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다수가 방역지침을 지키지만 안 지키는 소수는 2인 모임이든, 불법이든 상관 안 한다"며 "불법에 대해서는 철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흥주점 업자는) 과태료 300만원 내고 불법영업하면 수천만원을 더 벌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방역지침 수용성을 올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경찰은 오늘(19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모든 지역에서 유흥시설 불법영업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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