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충남·세종 이어 31일 충북 방문...'충청대망론' 방점
육영수 여사 생가 방문하며 보수층 결집도 노리기도
[청주=뉴스핌] 이지율 기자 =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전날 충남·세종 방문에 이어 31일 충북을 찾아 '충청대망론'에 방점을 찍었다.
윤 전 총장은 "역대 대선에서 충북의 민심을 잡지 못하고 승리한 후보는 없었다"며 충청대망론을 재차 띄우면서도 이날 첫 일정으로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으며 보수층 결집에 공을 들였다.
청주 전통시장인 육거리시장을 방문해서는 이불 가게에 진열된 베개를 들어보이며 "제가 늘 베던 베개다. 토리 아빠 베개"라며 친근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청주=뉴스핌] 이지율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1일 충북 옥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2021.08.31 jool2@newspim.com |
◆ 尹, 보수층 공략..."육영수, 기억하는 어느 국민도 비판 않는 분"
윤 전 총장은 충북 첫 일정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찾은 이유에 대해 "제가 정치인으로서 충북을 찾아뵙는데 있어 첫 번째 지역으로 옥천에 여사님의 생가를 예방하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었다"며 "충북이 나은 어진 여성의 상으로서, 충북의 자랑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육 여사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생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중학교 2학년이던 1974년 8월 15일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광복절 기념 행사 중 유재광의 총탄에 서거하셨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며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유신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 방침에 대해 불만을 갖는 국민들도 굉장히 많았다"며 "아마 박 전 대통령의 통치에는 국민들이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 육영수 여사에 대해선 당시를 기억하는 어느 국민도 비판하거나 이런 분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여사께서 적십자 활동이나 어린이, 여성, 암 환자 등 우리 사회의 약자와 낮은 곳에 있는 분들을 늘 따뜻하고 어진 모습으로 대해주셨다"며 "저 역시도 여사의 낮은 곳을 향하고, 또 어진 그 모습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고 오래오래 잊히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생가 방문 일정에는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무소속 의원과 윤석열 캠프 충북 선대위원장인 경대수 전 의원 등이 동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던 지지자 100여 명 중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요구하던 사람도 있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을 방문한 뒤 '일부 지지자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분이 어떻게 여기 왔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박 전 대통령 관련 수사를 특검에 가서 관여한 것은 맞다"면서도 "공직자로서 정부의 인사 발령에 따라 저의 소임을 다한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는 많은 지지자 분 마음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한다"며 "육 여사 생가를 방문한 건 돌아가시기 전 육 여사의 모습을 기억하는 국민으로서, 제가 의당 할 것을 하고 당시 대부분의 국민들이 육 여사에 대해 느꼈던 감정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현 대통령의 임기 중 사면은 헌법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국민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사면권을 판단해 행사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략적인 그런 고려나 이런 것 없이 국민 통합이라는 관점에서 우리 현 대통령께서 잘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주=뉴스핌] 이지율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1일 충북 청주시 충북도당에서 열린 당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있다. 2021.08.31 jool2@newspim.com |
◆ 충청대망론 강조..."역대 대선, 충북 민심 잡지 못하고 승리한 후보 없었다"
윤 전 총장은 충북도당을 방문해 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충청대망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전날 충남도당 기자회견에서도 "국민 통합을 토대로 안보와 경제 발전을 반드시 이룩하겠다는 결의를 고향 분들 앞에서 말씀드리겠다"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충청인의 중용의 정신으로 반드시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역대 대선에서 충북의 민심을 잡지 못하고 승리한 후보가 없었다"며 "충북은 국토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중화, 중용의 그런 민심의 바로미터이고 우리나라 전체 여론의 중심을 잡는 곳"이라고 했다.
이어 "충북은 우리나라 국토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지역으로서 도로나 철도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다면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가 될 수 있는 지역"이라며 "지역 균형 발전은 또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어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충북 도민들과 함께 공정과 정의, 상식이 무너진 나라를 바로잡아서 반드시 정권 교체를 이뤄 나라를 바로잡아 항구적인 번영의 기초를 꼭 잡지 않으면 정말 나라가 앞으로 혼란해질 것 같다"며 "내년에는 잘못된 질서와 무너진 상식을 꼭 바로잡을 수 있도록 여러분과 함께 힘을 합쳐 꼭 해내겠다"며 정권 교체를 다짐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으로 참석자를 50명으로 제한한 간담회에는 정우택 충북도당위원장, 경대수 당협위원장, 송광호, 오제세 전 의원, 최현호 청주서원당협위원장, 오영식 충북보은옥천영동괴산 당협위원장, 윤영오 윤공정포럼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윤 전 총장은 오후 충북도청에서 충북 지역 언론인과 가진 간담회에서도 "제가 충북에서 태어나거나 학교를 다닌 건 아니지만 부친부터 시작해 위로 선대가 500년 동안 논산, 공주 연기 지역에서 살아오셨기 때문에 충청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국민과 함께 정권 교체해서 집권하면 충북 지역에 첨단 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이 지역이 수도권과 남부권의 허브가 되고 접근성이 강화되도록 교통망을 확충할 것"이라며 "지역민들의 오랜 숙원인 청주 도심을 관통하는 제4차 국가 철도망 계획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주=뉴스핌] 이지율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1일 청주 육거리시장 이불가게에 방문해 자신이 사용하는 베개라며 보라색 베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1.08.31 jool2@newspim.com |
◆ 尹, 청주 육거리 시장 방문...'정권 교체 윤석열' 연호에 연신 화답
윤 전 총장이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방문한 청주 육거리시장에는 약 200여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시장 입구에는 "방문을 환영합니다 공정·상식 윤공정포럼" "국민이 원하는 진짜가 나타났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예비후보 윤사모 충북 협의회" "정의 공정 상식이 통하는 세상 만들겠습니다. 충북 청주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윤사모 충북 협의회" "가자 윤석열과 함께 미래로 세계로 일만송이무궁화" 등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윤 전 총장이 시장 입구에 모습을 드러내자 지지자들은 "정권교체 윤석열"을 연호하며 그를 뒤따랐다.
윤 전 총장은 시장 거리를 나아가면서도 자신을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뒤돌아보며 손을 들어보이는 여유를 보였다. 주먹을 불끈 쥐고 들어올리며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시장 상인회 간담회 전 약 서른 곳의 상점에 들른 윤 전 총장은 이불가게에 들어가서는 진열돼 있던 보라색 베개를 들어보이며 "제가 늘 베던 베개"라며 "토리 아빠 베개"라고 설명했다.
토리는 윤 전 총장이 입양한 반려견으로,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첫 SNS 계정을 만들면서 자신을 '토리 아빠'라고 소개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시장 방문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충청인들의 정권 교체 열망을 피부로 느끼고 확인했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충청 방문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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