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하고 갑질 일삼아" 폭로에, 일부 학생들 "짜깁기 주장"
A교수 "모두 사실 무근…15일 공식 입장 밝히겠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학생들에게 수차례 성희롱을 하고 사적 업무를 시키는 등 일명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가 13일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부인하는 입장을 내놨다. 홍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의혹은 진실 공방으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의혹이 불거진 홍대 미대 A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혹시라도 실수한 건 없었나 다시 한번 꼼꼼하게 기억을 되짚어보기도 했지만 갑질과 폭언은 물론이고, 성희롱 부분까지 모두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침묵을 지켜온 것은 피해를 주장하는 학생들도 제 제자들이기 때문에 혹시라도 저의 반박으로 상처를 받게 되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이라면서도 "(피해 학생들이) 주장하는 말 가운데 실제로 한 말이나 행동은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자들이 대자보까지 붙이고 나선 마당이니 이제 제 입장을 가능한 빨리 정리해서 공개적으로 밝히려고 한다"며 "늦어도 수요일(15일)까지 어떤 형식으로든 모든 상황에 대해 말씀을 드릴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가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에게 성희롱과 갑질을 수차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A교수의 파면을 요구했다. [사진제공= 홍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2021.09.13 filter@newspim.com |
앞서 홍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공동행동)'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A교수가 2018년부터 현재까지 다수의 학생을 수차례 성희롱하고, 사적 업무에 참여하기를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공동행동은 A교수가 학생들에게 '너는 언제가는 나랑 XX를 하게 될 것 같지 않느냐', '못생긴 애들은 보면 토가 나와서 얼굴도 못 쳐다보겠다', 'XX는 진짜 패주고 싶다. 멘트가 구타를 유발한다' 등의 인격모욕적 발언을 하면서 학생들을 차별했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후 학교 측에 A교수에 대한 즉각 파면을 요구하고, 추가 피해 사례 접수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행동 기자회견 이후 이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교내에서 나오고 있다. A교수의 수업을 들은 재학생·졸업생 17명은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수님의 언행은 종종 거칠기는 했지만 인생 선배의 투박한 가르침이었을 뿐 폭언과 노동착취, 권력 남용은 결코 없었다"고 A교수를 옹호했다.
이들은 "교수님의 강의는 항상 청강생이 넘쳤고 수강생의 90%가 여학생"이라며 "공동행동의 주장대로 폭언과 성희롱이 난무했다면 그동안 참을 수 있었겠는가.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 주장이며 교수님의 강의를 듣는 학생들까지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학생들을 상대로 성희롱과 인권유린을 했다고 지목된 홍익대 미대 A교수의 일부 제자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정문에서 A교수를 옹호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2021.09.13 filter@newspim.com [사진제공=조은재] |
특히 문제가 된 A교수의 언행에 대해 "'패주고 싶다', '멘트가 구타를 유발한다'는 발언이 있긴 했지만 당시 그 이야기를 들었던 당사자 남학생은 물론 그 어느 누구도 불쾌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던 교수님의 농담을 앞뒤 잘라 폭언으로 만드는 저들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일부 성희롱 논란은 교수님께서 해명을 하셔야 하겠지만 그 밖의 인격모독이나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확실히 바로잡고 싶다"면서 "실제로 교수님께서 잘못된 발언이나 행동을 하셨다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 건지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공동행동 성명서 발표장에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던 학생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공동행동이 교수님께 붙인 인권유린이라는 딱지에 참기 어려운 분노를 느낀다"며 "학생들의 작업을 존중해주셨던 교수님이야말로 누구보다 우리들의 인권을 소중하게 지켜주셨던 분"이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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