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공노 등 공무원 여론 민간위탁사업 '정상화' 환영
부격적 시민단체 퇴출 지지, 과도한 개입 해소 기대
2017년부터 민간위탁 과잉 지적, 내부결속 강화 전망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위탁·지원사업에 대한 고강도 감사를 예고한 가운데 서울시 내부에서도 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임시장이 추진한 '사회적경제'의 긍정적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외부세력의 행정개입이 과도하다는 이유에서다. 부격적 시민단체를 퇴출하자는 의견이 많아 오 시장의 행보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사회주택 등 오 시장이 언급한 민간지원사업들에 대한 감사는 현재 초기단계로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당 사업과 연관된 단체들은 서울시가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자신들을 매도했다며 반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자치구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7.08 yooksa@newspim.com |
하지만 서울시 내부에서는 이번 조치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간위탁 확대에 따른 부적격 시민단체들의 행정개입은 고 박원순 전 시장 임기때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를 단순히 전임시장 흔적 지우기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공무원들 "부격적 시민단체 퇴출은 당연, 외부개입 과도"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 두번째 임기말부터 마지막 세번째 임기가 시작되는 시점인 2017년에서 2018년을 넘어가는 시점에 민간위탁 확대에 따른 내부반발이 매우 심했다. 박 시장의 경우 임기내내 소속정당이 시의회를 장악했기 때문에 시장과 시의회를 함께 규탄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 전문기관이 필요한 사업은 불가피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들, 특히 단순행정 업무만 필요한 사업도 외부로 자꾸 돌리려 해 이를 막으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오 시장 취임 이후 내부에서 과도하게 시민단체들이 개입한 사업들을 정상화하자는 여론이 컸던 이유"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서공노) 역시 2017년부터 정책진단 성명을 통해 시장과 시의회의 민간위탁 확대를 움직임을 꾸준히 비판해왔다.
서공노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민간위탁은 국가나 지자체가 할 수 없는 일을 민간에 맡기는 것인데 지금은 공공성을 강화해야 하는 사업까지 시민단체들이 대거 개입하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오 시장 방침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제대로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용두사미'라고 비판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간위탁 '퍼주기' 논란은 박 전 시장 취임 이후부터 오랫동안 서공노가 지적해왔던 부분이다. 이를 오 시장이 취임하고 박 전 시장이 만든 특정 행정을 지우려한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오 시장의 이번 조치가 공무원 조직 내 여론을 대변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오 시장의 민간위탁사업 전면 재조사 및 재검토에는 내부 시스템 강화라는 의도도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격이 검증되지 않은 시민단체들에게 자신들의 고유업무와 권한을 침해받았다는 불만이 큰 만큼 이를 해소해 결속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라는 해석이다.
◆ 내부 지지 확보, 민간위탁사업 재정비 행보 '탄력'
오 시장이 민간위탁사업 전수조사 필요성을 설명하며 관련 공무원에 대한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면 점을 연달아 강조한 점 역시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감사의 목적이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음을 분명히 해 불필요한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이다.
서울시청 전경.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1.09.14 peterbreak22@newspim.com |
서공노 역시 "개인적인 비리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전임시장이 했던 사업을 감사하면서 관련 공무원을 제재하는 경우는 없다. 만약 그런 일이 당연히 노조 차원에서 대응한다. 이미 시장이 약속한만큼 이번 전수조사에서도 업무에 충실한 공무원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위탁사업 전수조사에 대해 관련 시민단체에 반발이 거세지만 행정주체인 공무원들의 지지여론이 견고한만큼 오 시장 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감사 이후에는 시민단체 지원검증강화 조치와 함께 다수의 사업들이 내부조직으로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청년청이 사례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1월 시장 직속 기구로 새롭게 설치된 청년청은 시민단체 출신 청년청장을 중심으로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받았지만 오 시장 취임 이후 미래청년기획단으로 변경 후 1부시장 산하로 재편됐다.
이는 당초 4급 규모인 조직(청)을 3급 규모(단)로 확대하는대신 외부인사가 아닌 내부인력을 중심으로 관련 정책을 꾸리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오 시장이 언급한 "우리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은 우리가 해야 한다"는 발언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시 관계자는 "민간위탁사업 전면조사는 현재 진행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 감사 결과에 따라 충분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핵심은 세금낭비를 없애고 정책 효율성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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