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정치인에 의존하며 국민 기대 식어가"
최소한의 실무진만으로 경선 이어갈 듯
[서울=뉴스핌] 김승현 김태훈 기자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는 14일 "캠프를 해체한다"고 선언했다.
최 후보는 다만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성공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야권 내 지지율이 4~5위권으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전현직 의원들과 정책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존 대선 캠프가 아닌 후보와 최소한의 실무진 중심으로 직접 국민들과 만나며 지지율 반등을 꾀하겠다는 의미다.
최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치권에 들어오고, 전격적으로 입당하고, 출마선언 하면서, 정치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와 혹독한 신고식을 거쳤다"며 "주변에 있던 기성정치인들에게 많이 의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과정에서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는 점점 식어져 갔고,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며 "그 모든 원인은 후보인 저 자신에게 있고, 다른 사람을 탓해서 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후보는 그러면서 "지금까지 저를 도와주시겠다고 모여서 고생하신 여러분 감사하다"며 "오늘 이 시간 저의 모습은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 때문이지만, 이대로 우리 캠프가 계속 간다면 저에게도, 여러분들에게도 희망은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최 후보는 "이제 큰 결단을 해야 할 시기가 됐다. 이대로 사라져버리느냐, 아니면 또 한 번 새로운 출발을 하느냐는 기로에 섰다"며 "홀로 서겠다. 그 동안 듣지 못했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이 일에 동참해주실 국민 여러분께 캠프의 문을 활짝 열겠다"며 "뜻을 같이 해주실 캠프 실무진 분들도 환영"이라고 호소했다.
최재형 캠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 후보가 최근 지지율 하락과 기존 정치 문법 등에서 어려움을 느낀 것 같다"며 "캠프에 새로운 인사도 영입하고, 기존 캠프 인원들의 경우 개별적 면담을 통해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 후보가) 기존의 형태로는 국민들이 바랬던 새로운 모습 등을 보일 수 없겠다고 판단하신 것 같다"며 "새로운 캠페인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후보의 이러한 결단에는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대위원장의 발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선후포럼' 유튜브에 출연해 "최 전 원장도 최근 '기존 국민의힘 사람으로는 아무것도 안된다'고 터득했고 윤 전 총장도 아마 그런 느낌을 스스로 알게 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2021.09.12 yooksa@newspim.com |
다음은 최재형 후보의 페이스북 전문이다.
오늘부터 저는 최재형 캠프를 해체합니다.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레이스에서 성공하기 위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합니다.
정치권에 들어오고, 전격적으로 입당하고, 출마선언 하면서, 정치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 들어와 혹독한 신고식을 거쳤습니다. 주변에 있던 기성정치인들에게 많이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기대는 점점 식어져 갔고, 오늘날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원인은 후보인 저 자신에게 있고, 다른 사람을 탓해서 될 일은 아닙니다.
다시 제가 출발했던 시간으로 되돌아가 보면, 내가 왜 정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잊은 채 지금까지 달려왔던 제 모습이 보입니다.
저에게 새로운 정치를 기대했던 많은 분들에 대해서 실망을 안겨드린 저는 새 정치를 열망하는 국민들에 대한 배신자였습니다.
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느냐. 왜 최재형이어야 하느냐.
국민들은 제가 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랬습니다.
정직한 정치, 책임지는 정치.
정파적인 이익을 떠나 국민이 원하시는 길을 찾아가는 정치.
쇼가 아닌 진심으로 국민과 공감하며 국민의 힘이 되어주는 정치.
숨기고, 속이고, 자기들끼리 함정을 파고 모략하는 피곤한 저질 정치를 벗어나,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정치.
저는 대한민국 정치의 수준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되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지금까지 저를 도와주시겠다고 모여서 고생하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이 시간 저의 모습은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 때문이지만, 이대로 우리 캠프가 계속 간다면 저에게도, 여러분들에게도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이제 큰 결단을 해야 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이대로 사라져버리느냐, 아니면 또 한번 새로운 출발을 하느냐는 기로에 섰습니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의 길을 가려고 합니다.
이 시간부터 최재형 캠프를 해체합니다. 홀로 서겠습니다. 그 동안 듣지 못했던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의 이 결단이 정권교체를 넘어, 당이 바뀌고, 정치가 바뀌는 것에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랍니다.
이 일에 동참해주실 국민 여러분께 캠프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뜻을 같이 해주실 캠프 실무진 분들도 환영입니다. 많은 빗방울이 모여서 시내가 되고 시냇물이 모여서 바다를 이룹니다. 지금 저의 모습은 하나의 물방울이지만,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큰 물줄기를 이뤄나가고 싶습니다.
저 최재형은 국민과 지지자들만 바라보고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조속한 시일내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국민의 품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