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 영국, 호주가 참여하는 새로운 3자 안보 동맹인 오커스(AUKUS)를 지난 15일(현지시간) 발족시켰다. 하지만 새로운 동맹 발족이 유럽의 오랜 동맹인 프랑스의 격노를 촉발시키면서 워싱턴과 파리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AUKUS를 발족하면서 중국에 맞서고 있는 호주를 지원하기 위해 핵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미국의 지원으로 핵잠수함을 확보할 수 있게된 호주가 프랑스와 추진하려던 대규모 잠수함 계약과 프로젝트를 단칼에 파기해버렸다는 점이다.
이같은 소식을 뒤늦게 접한 프랑스 측은 미국과 호주 등에 배신감을 토로하며 격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등이 전했다.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16일 프랑스앵포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조치는 "일방적이고, 잔인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결정"이라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경솔하고, 급작스런 행태와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이날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과 공동 성명을 통해서도 "프랑스와 같은 유럽의 동맹이자 파트너를 내친 미국의 선택은 유감스럽고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중)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함께 인도태평양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 발족을 발표하고 있다. 2021.09.15 [사진=로이터 뉴스핌] |
르드리앙 장관은 호주에 대해서도 "등에 칼을 꽂았다"며 분개했다. 그는 호주가 핵잠수함 지원을 받으면서 프랑스와 50년에 걸친 잠수함 기술 이전및 도입 계약에 바탕을 둔 전략적 파트너십을 파기하면서 사전에 알리지도 않았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프랑스는 호주와 지난 2016년 잠수함 기술 협력및 공급 계약을 맺었고 계약 규모는 660억 달러(77조4천5백원)에 이른다.
NYT는 미국과 프랑스 관계가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서로 격렬하게 비판했던 지난 2003년 상황을 연상시킬 정도로 프랑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고 전했다.
미국-프랑스 관계 전문가인 니콜 바샤란은 이번 사태와 관련, 미국 정부가 중국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과의 불화를 감수하고라도 영국 중심의 새로운 동맹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서 향후 양국 관계가 매우 경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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