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측 "수박, 호남 혐오·비하 멸칭…멈춰달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반박하며 '수박 기득권자'라는 표현을 사용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이낙연 캠프는 '수박'이란 표현이 악성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일간베스트)'에서 호남과 5·18을 모욕하는 단어로 쓰여왔다며 지적하고 나섰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7일 광주 전일빌딩245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09.17 kh10890@newspim.com |
이 후보는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억지기소 후 1,2,3심 무죄, 비오는 김포 연설'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후보는 "저에게 공영개발 포기하라고 넌지시 압력 가하던 우리 안의 수박 기득권자들"이라고 말했다. 일베에서 수박은 5·18 당시 머리에서 피를 흘리는 광주 시민을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돼 왔다. 2015년에는 해당 사이트에 김대중 전 대통령 얼굴에 수박을 합성한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이낙연 캠프 이병훈 대변인은 지난 16일 논평을 내고 "최근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일부 유튜버들과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 후보 지지 국회의원, 지지자들을 수박이라고 비하하는 끔찍한 일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며 "수박이란 용어는 일베라는 극우 커뮤니티에서 쓰기 시작한 호남 혐오, 비하 멸칭이다. 사용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수박은 '홍어'와 함께 일베 사용자들이 호남과 호남인들을 비하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이 단어가 우리 당 안팎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은 참담한 일"이라며 "특히 반(反)이낙연 성향을 띠는 팟캐스트나 특정 후보 지지성향을 보이는 유튜브,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이 목격되고 있다. 호남의 아픔을 희화화하지 말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캠프 측은 수박이라는 단어는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이르는 관용적 표현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의 페이스북에 비난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하다하다 이제 당당히 일베 용어까지.... 얼척이 없다', '수박이라니..이재명 아직도 일베하나'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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