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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대장동 의혹' 윗선 겨누는 검·경, 따로 또 같이

기사입력 : 2021년10월05일 14:27

최종수정 : 2021년10월05일 16:09

[서울=뉴스핌] 박준형 기자 = 대한민국이 이른바 '대장동 블랙홀'에 빠졌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라는 업체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은 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내년 대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유력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유력 정·관계 인사들까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결국 검찰과 경찰이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차장검사)은 출범 나흘 만인 지난 3일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겸 사장직무대리를 구속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가 적용됐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을 맡은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 방식을 설계해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1월 화천대유 대주주인 언론인 출신 김만배 씨로부터 5억원, 2013년 위례신도시 사업자로부터 3억원 등 총 8억원을 받은 혐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 전 본부장은 조사 과정에서 "돈을 받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칼끝은 김씨에게도 향하고 있다. 김씨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 4월 포착한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한 이후 경찰에서 한 차례 참고인 조사만 받았을 뿐 아직 검찰 조사는 받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된 만큼 뇌물 공여자인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준형 사건팀장

검찰은 화천대유가 특혜를 얻도록 비호한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도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지난 2일 사퇴 의사를 밝힌 곽상도 의원 아들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2015년 6월부터 올 3월까지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곽씨는 산재 위로금 포함 총 50억여 원의 퇴직금을 받았다. 검찰은 곽 의원에 대한 뇌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압수수색 당시 영장에 곽씨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곽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고 한다.

경찰도 관련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지난 1일 김씨와 이성문 화천대유 전 대표,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1호의 이한성 대표 등 핵심 관계자 8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한성 대표는 이화영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천화동인 1호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1억465만원을 출자해 1208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천화동인 1~7호 중 가장 많은 수익이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거나 개인적으로 회삿돈을 유용한 정황이 확인될 경우 배임 또는 횡령 혐의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검찰이 곽씨 자택을 압수수색한 날 경찰은 곽씨를 출국금지 조치했다. 경찰은 본격 수사와 함께 수사팀 규모도 확대했다. 수사전담팀은 기존 수사 인력에 회계분석 등 전문인력 24명을 증원, 총 62명까지 늘었다.

특히 늑장수사 비판을 받고 있는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놓치면 안 된다는 기류도 엿보인다. 앞서 경찰은 지난 4월 FIU로부터 통보를 받고 화천대유 자금 흐름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내사 착수 5개월여 만인 지난달에야 김씨와 이씨를 차례로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늑장수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검찰과 경찰이 모두 진행 중인 이번 사건의 핵심은 대장동 개발사업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대한 특혜가 있었는지, 특혜가 있었다면 어느 선까지 관여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성남시장은 이재명 지사였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되자 지난 4일 관리 책임을 인정하고 처음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다만 "측근의 기준이 뭔지 정해주면 부합하지는 알아보겠다. 휘하 직원의 일탈에 대해 사퇴하면 대한민국 모든 공직자가 다 사퇴해야 한다"며 유 전 본부장의 '개인적 일탈'로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같은 사건을 두고 검·경이 따로 수사에 나서면서 향후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검·경이 경쟁적으로 수사에 나서면서 수사 중복 등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이 이미 주요 증거들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찰 입장에서는 검·경 공조가 중요하다. 경찰이 검찰의 압수물을 들여다보려면 별도 영장을 신청해야 한다.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 등 수사권 조정으로 검·경은 수직 관계에서 상호 협력 관계로 바뀌었다. 이전까지는 검찰이 수사를 지휘해 사건을 배분했으나, 이제는 검·경이 각자 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형소법 개정안에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 공소제기 및 공소유지에 관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문구가 새로 담겼다.

대장동 의혹은 내년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번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 결과는 대선의 향배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의 파급력을 가졌다. 수사권 조정 취지에 맞춰 어느 때보다도 검·경 간 긴밀한 협력, 공조 수사를 통한 명명백백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jun89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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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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