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체감 유가 100달러 넘어…정부 해법 필요"
배준영 "유류세 한시적으로 6개월간 30% 인하해야"
홍남기 "리터당 세금 인하 검토…환급금 방식 아냐"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 모두 유류세 인하 필요성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음 주 중 구체적 방안 발표 가능성을 예고했다.
또 홍 부총리는 매출이 크게 늘어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 환수 조치 가능성도 언급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과세는 차질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 여야 의원들, 유류세 인하 필요성 한 목소리
이날 국감에서 야당 첫 질의자로 나선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체감 유가가 100달러가 넘는다"고 고유가 상황에 대한 정부 해법을 요구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2018년 (유류세 인하) 사례가 있는데 이를 포함해서 인하 문제에 대해 내부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서 의원은 "유류세 인하를 검토한 바 없다고 최근 발표하지 않았냐"고 따져 물었고, 이에 홍 부총리는 "유류세 인하는 이미 검토해왔지만 확정되기 전에 내용이 나갔을 경우 혼란이 있을 수 있어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면서 "조만간 결정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 2021.07.21 leehs@newspim.com |
유류세 인하 방안 발표 시기는 다음 주 중이 유력하다. 홍 부총리는 "유가가 이미 (배럴당) 80달러를 넘어갔기 때문에 10일 내에 발표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제유가가 2018년 10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당분간 높은 유가가 금방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이달 6일 배럴당 80달러대(80.55달러)에 처음 진입한 이후 84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2018년 10월 4일 84.44달러를 기록한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어 "유류세 인하 방식에 대해 검토하고 있냐"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홍 부총리는 "아무래도 유류를 많이 사용한 사람에게 혜택이 더 많이 돌아간다"며 "2018년 당시 유류세 인하 방식대로 리터당 세금을 인하해 주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환급금 방식은 아니다"고 답했다.
정부는 고유가를 기록했던 지난 2018년 11월부터 2019년 5월까지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주행세, 교육세 등 4가지 유류세를 15% 인하한 바 있다. 이후 2019년 5월부터 8월말까지 기간을 연장하며 유류세 인하폭을 7%로 낮췄다. 9월부터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폐지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6개월간 30% 인하해야 한다"고 유류세 인하 기간과 인하세율을 제시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물가 수준 등을 봤을 때 유류세 인하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유가, 환율, 실물 경제 등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최대한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배 의원은 "정부가 공공요금 동결하겠다고 했다. 결국은 국민들에게 책임이 돌아간다"면서 "부동산 업계에서는 중개료를 낮추면서 고통을 분담하는데 유류세를 낮추는 것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국민들의 지탄의 대상이 된다"고 유류세 인하를 강하게 촉구했다.
◆ 홍남기 "재난지원금 필요시 환수·가상자산 내년부터 과세"
이어 홍 부총리는 "매출이 크게 늘어난 소상공인에 대해 지원한 지원금은 정산·환수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소상공인 지원금 집행 실태를 보면 어려운 사람이 못 받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매출이 많이 늘어난 사람이 받는 현상이 나타난다. (정부의) 집행 점검이 소홀하다"고 지적한데 따른 답변이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는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이나 버팀목자금은 매출이 감소한 업자(소상공인)만 대상인데 신청 당시 일일이 매출 감소를 다 확인할 수 없어 선지급하고 후정산하겠다는 원칙을 뒀다"면서 "매출이 증가한 소상공인은 사후정산하고 환수하는 게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집합금지·제한업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에 2~4차에 걸쳐 지원금을 지급했다. 2019년 대비 2020년 매출이 정부가 정한 기준 대비 감소한 소상공인이 지원 대상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1.10.20 leehs@newspim.com |
이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 거래 소득 과세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과세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자신했다. "가상자산 과세 준비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대한 해명이다.
이날 국감에서 유 의원은 "자체적으로 가상자산 거래소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거래소들이 내년 가상자산 과세가 힘들다고 답했다"고 가상자산 과세 유례를 제안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NFT, 디파이 등 새로운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여부도 불분명하고, 과세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세를 밀어붙이는 건 투자자들의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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